"'띵동 띵동' 추석 전 마지막 방송! 더 이상 물량확보 어렵습니다. 지금 서두르세요, 매진 임박!" 가슴이 뛴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어느새 핸드폰을 켜고 OO 홈쇼핑에 들어가 물건을 사고 만다. 주문완료가 뜨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택배가 올 때까지 설렘을 안고 기다린다.

요즘 나의 모습이다. TV를 켜면 채널마다 추석 먹을거리며, 선물을 판매하는 홈쇼핑이 경쟁을 하듯 판매에 열을 올린다. 덩달아 나 또한 홈쇼핑에 도취되어 매일 지름신의 경계와 옥신각신하며 산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왠지 방송을 보고 있으면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생각과 함께 유혹에 넘어가곤 한다.

비단 홈쇼핑뿐만이 아니다. 광주교당은 이맘때면 울외대란이 일어난다. 여름 내 맛있게 익은 울외장아찌를 가을 바자회를 기점으로 판매하는데 이것이야말로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인기품목이다. 특히 울외를 담을 즈음에는 여기가 교당인지, 울외장아찌 상점인지 헷갈릴 정도로 판매문의 전화도 많이 온다. 어느 날 울외장아찌를 사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교법도 울외장아찌처럼 판매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략) 비컨대 장사하는 사람이 상점에 좋은 상품을 준비하여 놓고 오는 손님에게 적당히 매매하여 대중에게 이익만 준다면 그 상점이 자연 발전되는 것 같이 종교의 교화도 모든 교재를 완전히 준비해 놓고 누구에게든지 해를 주지 아니하고 이익만 준다면 자연히 발전이 될 것이니, 과거로부터 현재까지는 형식의 선전이 발전의 중심이 되어 왔지마는 장차 세상에는 실지의 활동이 발전의 중심이 될 줄로 믿고 있습니다." (〈정산종사법어〉 경륜편 2장)

광주교당의 자랑인 울외장아찌는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해마다 구매율이 올라가고 그 양을 늘려도 조기에 판매가 완료된다. 울외장아찌를 사기 위해 일찍부터 교당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다 우리 법을 공부하려고 아침부터 찾아온다면 어떠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산종사는 장사로는 정법을 받들어 세상에 전파하는 법의 장사가 제일가는 장사라고 했다. 울외장아찌를 찾는 사람들의 이유는 단순하다. 맛있으니까, 그리고 만드는 과정을 잘 알아서 믿기 때문에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비싸더라도 다른 고민 없이 구입하는 것이다.

법 장사도 마찬가지다. 교법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법을 우리 생활에 실천함에 있어서 나에게 이익이 생긴다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것이고, 교당에 오지 말라고 해도 올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장차 울외대란이 아니라 교법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비록 울외장아찌가 원불교 광주교당을 홍보하는 일등 공신이지만, 머지않아 일원상의 진리가 원불교를 빛내는 최고의 판매상품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잘 나가는 쇼 호스트들의 전략에 넘어가 물건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나의 모습처럼 앞으로는 줄을 서서 원불교 교법을 공부하기 위해 가슴을 졸이며, 교법을 듣는 순간 환희와 희열에 찬 사람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광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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