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하 교무/문화사회부 원불교콘텐츠랩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제기되었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경쟁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기술의 혁신적 변화를 넘어 일상으로 확산되어 오고 있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위기감도 수그러들 줄 모른다. 무인자동차, 3D 프린터, 각종 가상현실 시스템 등 생활의 편리와 산업적 효용성을 극대화 시키는 차원에서, 인간의 고용과 일상 전반에 위협을 주는 AI나 로봇과 같은 존재들이 만들어낼 가늠할 수 없는 위협까지 곳곳에 미래에 대한 담론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예견하고, 정책에 반영하고, 주도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조차도 과연 이 혁명적인 환경 변화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달 말 온라인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미래 선도적 기업들의 논쟁도 이런 우려를 키웠다. 소위 변곡점의 도래시기에 대한 견해부터 달랐고, 위험성에 대한 인식, 대응전략, 정책적 적용 수위에 대한 판단들이 극적으로 대립해서, 오히려 화제가 되었다.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대비 보다는 각기 자기 기업에 유리한 판단과 수익성에만 매달려서, 인류가 함께 타고 있는 브레이크 고장난 자동차의 가속페달을 밟아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그러나 이들의 폭주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인류의 대부분이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그저 그들끼리의 일로 치부해 버린다는 것이다. 종교로서의 원불교는, 4차 산업혁명이나 그 이후의 변화들에 어떤 역할을 요청받고 있을까, 또는 어떤 입장이어야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소태산은 대각 일성에 이어, 당시의 시국을 살펴보시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제1의제를 던졌다. 방법적으로는 물질의 선용과 도학과 과학의 병진이라는 난제도 포함되었다. 정신개벽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물질개벽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정신개벽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원불교는 먼저 물질개벽의 얽히고 얽힌 실타래를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태산이 적시한 물질개벽은 소위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현상적 변혁을 포괄하면서 보다 궁극적인 차원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본다. 물질개벽을 이해하고 물질선용과 도학과학 병진에 근거한 정신개벽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디어 3.0이나 하드웨어 플랫폼의 변화뿐 아니라, 미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대중과 개별인격 사이의 트렌드 변화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2세기 원불교 문화예술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필자는 먼저 위와 같은 하드웨어 플랫폼의 변화와 그에 대한 콘텐츠의 변화를 정리해 보았다. 가상현실(VR)의 시대는 디지털이 추구해 오던 '숫자로 된 세상의 완성' 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숫자세상의 완성으로서의 가상현실에서 이어지는 흐름으로 보이지만, 사실 증강현실(AR)이나 혼합현실(MR)은 가상현실과 결이 다르다. 우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디지털 기반 현실 콘텐츠의 출현이 눈앞에 있다.

그에 이어질 웨어러블 환경은 '나'에 대한 콘텐츠가, I.o.T (Internet of Things)와 I.o.E (Internet of Everything) 시대에는 '일상'에 대한 콘텐츠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본다.

인공지능(AI) 역시 단지 물질개벽의 9부 능선쯤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A.I도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A.I와 함께 I.A (Intelligence Augmented) 의 흐름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질의 영역에서도 이미 정신을 다룬다. 정신개벽이 우리만의 구호로 그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한다.

4차례에 걸쳐 논의해 왔듯이, 개벽과 겸전은 2세기 원불교와 원불교 문화예술의 화두이며, 원콘랩의 소명으로 느껴진다.
① VR ② AR / MR
'가상'콘텐츠
Virtual Contents
'현실'콘텐츠
Real Contents
③ Wearable ④ l.o.T / l.o.E
'나'콘텐츠
l-l Contents
'일상'콘텐츠
Everyday-Lif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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