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연휴가 지났다. 10일간에 걸친 긴 연휴였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과 더불어 국내 여행으로 인한 소비 촉진을 기대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유달리 많아 국내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를 달성했는지는 실로 의문이다.

이 세상 누구나가 통상 일하는 것은 싫어하고 편하게 놀고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가진 사람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 놀기도 좋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노는 것도 편하지 않다. 아무튼 긴 연휴가 끝이 났다. 다시 각자의 일터에서 새롭게 매진해야 살아갈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심기일전해서 나라의 안보를 튼실히 하고 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며 빈부격차를 줄여, 모든 국민이 안심입명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찾아 올바른 정치를 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원불교 교단도 이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원기 102년(2017)도 저물어 간다. 성주성지를 사드로부터 수호하려는 굳센 결의로 일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으나, 정부가 하는 일을 끝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성주성지를 중심으로 한 평화운동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교단은 새로운 마음과 결의로 교화 발전을 위해 총매진해야 한다. 중앙총부 지도부는 물론 수위단회, 국내외 전 교구장이 새롭게 나서야 하며, 전교당 기관의 전무출신들이 일어나야 하며, 전 재가교도가 분연히 대합력을 해야 한다. 전무출신 선후진이 뭉쳐야 하며, 거진출진 선후진도 일치단결을 해야 한다.

일찍이 정산 송규 종법사는 '재가출가 재어심 부재어신(在家出家 在於心 不在於身)'이라 했다. 재가출가가 마음에 있지 몸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말은 재가교도의 사표가 되는 운산 문동현 중앙교의회 의장에게 내린 글 가운데 있는 내용이다. 문동현은 부산 동래사람으로 부인 전공덕해의 신심에 의해 입교해서 교중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준 대호법이다. 특히 원기 40년대 초반, 영산성지 정관평 재방언공사에 크게 조력을 했다. 당시 광주 사세청장으로 있으면서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내는 데 앞서서 역할을 함으로써 정산종사를 크게 기쁘게 한 호법동지였다.

원불교 교단의 주인은 바로 재가출가교도이다. 그 가운데 신심과 공심을 갖춘 인물이 그 주역이다. 지금 교단은 재가출가의 대합력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시기이다. 신심과 공심이 투철한 혈심동지가 사방 팔방에서 기필코 출현해야만 할 때이다. 재가출가가 서로 믿어주고 공경하며 교중의 발전과 교화의 흥기를 위해 이신선지(以身先之)할 때이다.

선진과 후진도 대합력을 해야 한다. 선진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 교단이 어찌 존재할 수 있으며, 후진이 아니라면, 선진들이 일궈온 이 교단을 누가 지키며 누만대로 이어갈 수 있겠는가. 우리의 영원한 대스승인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는 "선후진이 서로 업어서라도 봉대하고 영접하라"고 부촉했다. 재가출가와 선후진이 대합력해서 교화 발전의 대역사를 이루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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