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선 교무/안양교당
교화의 출발, 원불교는 누구의 종교인가
행복한 사람이 교화에도 응답한다는 사실

일원대도의 정법을 만난 우리는 교법을 시대화·생활화·대중화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곧 교화다. 생활 속에서 교법을 자기화하면서 점점 행복해지는 모습으로 교단2세기를 열어가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행복을 확인케 하며 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할 준비를 하자. 원불교인의 공동 목적은 함께한 주위 인연들과 다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자는 것 아닌가?

경기인천교구 안양지구 내 교당은 행복이 움트고 있다. 재가·출가가 함께하는 '훈련'을 늘 염두에 두고 산다. 매월 첫 예회 날은 훈련 집중 법회로 진행하며 원불교 훈련법의 진면목이 일상에서 드러나게 공들이고 있다. 본래마음 찾아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는 법을 체질화할 수 있게 공들이는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이렇듯 재미를 찾아가다 보니 교당에서 합숙하며 교법을 자기화하는 훈련으로 속 깊은 정진을 하는 교도들도 생겨났다. 훈련으로 공들이며 행복을 찾아가는 공부인들이 늘어갈수록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 나왔다.

먼저, 원불교는 우리들만의 종교인가하는 물음이다. 이 좋은 교법으로 우리만 행복하면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 좋은 교법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다 보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를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응답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안양지역은 지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원광대학교 산본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병원의 특성상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내왕하는 곳이기에 따뜻함과 자상함으로 내원객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하는 봉사교화를 펼치고 있다.

또한 안양과 의왕지역에는 안양교도소, 서울구치소, 서울소년원, 안양소년원, 분류심사원 등 교정시설이 밀집되어 있다. 교정교화 법회가 있는 날, 우리는 그들에게 인성교육 강의를 한다. 하염없이 주어도 더 주어야 할 것 같고 마음이 늘 먹먹하지만 '마음을 잘 사용하자'는 희망의 씨앗이 잘 자라나기를 기도하는 마음에서다.

문제는 이런 행복교화 프로젝트를 함께 실현해갈 인재, 자발적인 재가출가 교도들이 절실하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청소년공동교화이다. 학생법회에서 시작한 공동교화가 올해는 두 명의 열정 넘치는 교무들로 인해 청년공동교화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은 행복한 사람이 교화에도 응답한다. 이제는 대학생들도 교화해야 한다는 교화열정이 불타올라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는 행복한 숙제가 주어졌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교당에서는 요즘 다문화가정 유아가 또래집단이나 이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는 일이 중요한 과제다. 그 해결책으로 자모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그들과 만남을 통해 마음공부에 공들이고 있다. 또한 취약보육인 장애아 보육을 운영하는 곳에는 장애유아 자존감 향상 발달 지원과 또래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해 당사자들에게는 자존감을, 일반아동들에게는 인식전환을 통해 공동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렇듯 교법 실천으로 내 주위를 행복하게 하면,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우리의 교화장도 좀 더 다양해짐을 느낀다. 교화는 스스로의 행복을 찾고 주위의 행복에 내가 먼저 돕는 일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갖춰야 하고,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관공서에서 지향하는 바를 철저히 분석해서 우리 교법으로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 찾은 것은 인성교육이었다. '행복 톡 행복 봄 행복 삶'이란 인성교육 강좌를 꾸준히 진행해 왔고 올해는 '행복 多 드림'이라는 학부모 자녀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교화의 초석을 놓고 있다. 오는 10월 말에는 '진로·학습 코칭 상담 및 원만이 만들기'를 통해 지역사회로 한 발 더 들어가고자 한다.

원불교 2세기 향한 희망찬 출발이 시작됐다. 교법을 훈련하여 자기화해 가니 행복한 나로 바뀌고 사회에 응답할 수 있게 됐다. 내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지역사회가 행복하면 한반도도 행복하고 이 세계도 행복해질 것으로 믿는다. 행복한 교화로! 행복한 교화로! 우리는 이제 응답해야 한다! 행복한 교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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