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에 가면 웃게 되는구나! 생각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 아마도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원기80년대 후반 중앙교구, 전북교구, 제주교구 청운회 등에서 진행했으나 언젠가부터 자취를 감춘 '웃는 얼굴 사진전'을 서울교구 송천교당이 다시 열었다. 기자는 이 소식을 듣고 '역시 송천!'이라고 생각했다. 교당 문을 활짝 열어 어르신 행복대학을 세우거나, 매년 지역 종교인들과 한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는 송천교당은 그야말로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교당' 중 으뜸이다.

찡그리고 울일 많은 간난한 현실 속에 한 줌 희망과 기쁨이 되는 웃는 사진. 인간은 낯선 타인이라도 활짝 웃고 있는 얼굴을 보면 절로 입가에 긴장이 풀어지며 역시 웃는 표정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언뜻 봐도 좋고 자세히 보면 더 좋은 웃는 얼굴들이 우리 동네에 모여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아마도 송천교당 인근 주민들은 '원불교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 지역을 맑히고 밝히는 일로 교화를 하는 게 교당이니까.

송천이 사진전을 고민할 때, 아마도 서울교당은 법위를 고민했을 것이다. 신앙의 성적표인 법위를 잘 이해시키고 향상을 독려하는 쉽고 재미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한 결과 나온 것이 바로 '법위점검 성불도 윷놀이'다. 물론 기존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윷놀이는 아예 법위를 테마로 장장 세 달 가까운 준비와 대전을 벌였다.

6월부터 법위특강법회와 수행정진기도로 사전작업, 8월부터 한달 동안은 단별로 토너먼트를 펼쳤다. 열심히 달리다가도 대참회나 신심, 중근, 삼독심 같은 기회 및 위기를 만나면 때로는 진급하고 때로는 강급하는 말들. 여래까지 가는 길이 이토록 힘든지 몰랐다는 후기부터, 걸리는 족족 뜨끔했다는 뒷이야기까지, 서울교당은 한달여 내내 자신을 말에 비추는 특별한 공명의 시간을 보냈다. 이 역시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실이다.

곳곳에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노력들이 숨어있다. 시민사회운동의 새 터전 사직교당이나 청소년과 젊은교화에 나서는 잠실교당, 부쩍 단결이 잘되는 일산교당 등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고군분투하는 현장들이다. 전무후무했던 기획 연달아 보여주는 강남교당, 문화사회부와 서울교구 청운회도 바쁜 걸음이고, 상담과 햇빛발전의 두 '둥근'들도 쟁쟁하다. 또한 성주성지비상대책위원회야말로 다시 힘을 내 두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성공 방법과 사례를 알고 있다. 증명된 예전 아이디어와 기획도 갖다쓰고, 잘하고 있는 곳들의 현재도 빌려오자. 이것저것 눈치보지 말고, 머리보다 가슴을 먼저 내밀자.

지금 우리의 과제는 '어떻게든 잘해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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