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은진 교도/서울교당, 삼오회 회장
기존 3040법회에서 확대, 젊은 세대 교화
현재 교당 주인인 50대 후반 뒤 이을 인재 양성

젊은 세대 교화가 어렵다고들 한다. 우리 사회 가장 활발하게 일하는 30대부터 50대는 관심사도 다양한 만큼 종교에 큰 관심이 없다. 무엇보다도, 직장생활이나 육아, 자기계발 등 제대로 된 휴식도 못 갖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도 교단의 크고작은 노력들은 계속되고, 힘든 가운데서도 결실을 맺고 있다. 내가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교당 역시 '삼오회'로, 젊은 세대 교화에 혈심을 다하고 있다.

올해 발족한 서울교당 삼오회는 이미 활성화된 3040법회에서 50대까지로 확대해 3050의 앞숫자를 딴 '삼오회'로 거듭난 것이다. 처음 6년전 훈타원 박성연 교감님의 말씀에 따라 30대와 40대가 교당에 잘 나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연구했다. 이 결과 3040세대들이 모인 3040법회를 만들었고, 고도천 교도가 초대회장을 맡았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3040만의 법회를 따로 가지면서 교무님이 직접 법회를 주관해주셨다. 법회에 나오는 3040 교도들 중에는 꾸준히 계속해서 나오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3040법회를 통해 처음 교당에 오거나, 1년에 한두번 정도 법회에 나오는 교도들도 있었다. 교당에 온지 얼마 안되거나 띄엄띄엄 출석하는 젊은 세대들의 경우, 3040법회로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고 덜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렇게 매번 법회에 나오지 않는 교도라도, 3040법회로 어우러져 하나가 됐다.

3040법회의 특징은 일방 주입식 법회가 아니라 쌍방 토론식이라는 것이다. 교무님이 좋은 설법을 해주신 후에는, 그 내용을 교도들과 같이 대화하며 더 자세히 풀어주셨다. 이 시간을 통해 설법이 곧 교도들 각자의 일상 생활에 적용되고 이해되며, 많은 생각과 느낌을 받아 원불교 교도로 거듭 날 수 있었다.

돌아보면, 3040법회가 교당에 정착되는데는 3년 정도가 소요됐다고 본다. 고도천 초대회장이 물심양면으로 잘 이끌어 3040법회 회원들도 교당의 어엿한 주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는 동안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만 법회를 보던 3040 교도들이 일요일 일반법회도 서서히 나오게 됐다. 우리 법과 교당의 정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 과정을 생각하면 자못 어렵고 감동스런 결실이었다. 한달에 한번이던 교당에의 발걸음이 월 2회, 월 4회 등으로 늘어났고, 일반법회에서도 젊은 교도들을 환영하고 예뻐해주셨다.

그런데, 3040법회가 정착이 되고 해가 거듭하며 다른 문제가 생겼다. 40대 후반 회원들이 50대로 들어서면서 3040법회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인원도 그렇지만 한동안 끈끈하게 함께 공부했던 도반과의 분리는 다소 위축된 분위기를 일으켜, 교당의 주인들로 거듭나기는 약간 역부족이라고 판단됐다. 이에 교무님과 함께 3040법회는 삼오회로 확대, 앞으로 교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주역들의 양성과 젊은 교도들의 저변확대라는 목표를 가지고 재발족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 교당을 이끌어 나가는 교도들은 사실 50대 후반부터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교당 어른들이 잘 이끌어 주고 있지만, 30~50대가 앞으로 더 나아가 그 어른이 하는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뒤를 이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과정이 안착되면, 30대부터 서서히 교당의 주인이 되어가는 재미있고 공부하는 교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법회에 참석하여 서로 마주보며 교무님 말씀을 받들고 한 주간에 있었던 일들을 서로 나누는 은혜로운 시간. 모든 것이 늘 은혜임을 알고, 각자의 마음을 찾는 공부를 나누는 도반들의 감사한 만남. 이런 기회가 되고 공부의 장이 되도록 삼오회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합을 맞춰가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교당에 오려면, 한 주간의 생활에서의 받은 상처들을 치료해주며 마음에 힘을 길러줘야 한다. 그렇게 더욱 발전하는 참 나를 찾는 원불교만의 강점을 어떻게 전달할지는, 그 길을 밟아가고 있는 우리들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앞으로 30~50대가 많은 교당이 되고, 교단이 되는데 큰 일을 하는 삼오회를 꾸려가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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