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바하이 창시자 바하올라 탄신 200주년
구 질서 보내고 새 질서 맞이하는 빛의 세기

▲ 이미봉

올해는 바하이 신앙의 창시자 바하올라(1817~1892) 탄생 200주년이며, 이땅에 현시자로 선포한 지 174년 되는 해다. 지난 21일에는 경복궁 아트홀에서 '바하올라의 삶을 기리는 평화의 밤'을 개최해 바하올라의 탄생을 기렸다. 바하올라께서 이 시대의 예언자로 오신 것은 조로아스터·유대교·불교·기독교·이슬람교 등 기존 종교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계시종교를 완성함에 있다.

이 시대는 기존의 예언자들이 온 시점으로부터 너무나도 변화된 사회로, 바하올라께서는 이런 복잡한 현대의 사회를 교란하고 있는 혼란한 종교의 파생작용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근절하고 나아가 여러 기성종교를 하나로 조화하며 일치하려 한다. 크리스냐, 모세, 부처, 예수, 모하멧 등 이전의 예언자들을 낮추거나 가르침에 반대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가르침 속에 들어있는 절대적인 진리를 현시대의 상황에 맞게, 현대의 여러 문제점과 병폐에 적용될 수 있게 하여 이를 재천명함에 있는 것이다.

바하올라께서 주신 가르침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물은 한 분이신 하느님의 사랑받는 피조물들이라는 단일성과 모든 종교의 근원은 한 분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됐으며, 단지 인류의 성장에 따라 그 가르침이 진보되었을 뿐 모든 종교의 근원은 한 뿌리라는 것이다. 또한 하느님의 계시는 시대에 따른 예언자들의 가르침들로써 계속적이고 누진적인 과정이며 일체성을 갖는다고 하셨다.

한 분의 예언자가 옴으로써 모든 인류는 그 계시의 정신으로 거듭나는 한 가족으로 살아가게 되며, 이는 기존의 훌륭한 예언자들을 통해 증명됐다. 현대사회는 바하올라의 이러한 공동된 비젼으로 하나되어, 인류사회를 더욱 진보·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숙명이다.

바하올라께서는 재임기간 약 천년을 '빛의 세기'로 명명했으며, 다음 예언자가 오기 전까지 인류가 빛의 특징으로 곳곳이 거듭날 것을 예언했다.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곳곳을 밝히고, 은폐된 것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부정의 한 세상을 정의의 세상으로 변하게 하고, 전쟁의 어둠은 사라져 평화가 자리하게 될 것이며 세상의 모든 악습, 악폐의 구질서가 물러나고 밝고 환한 세상을 위한 새 질서가 자리잡게 될 것임을 예언했다.

대한민국이 최근에 겪어야 했던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인 위대한 시민들의 높은 의식은 구 질서로 보내고 새 질서를 맞이하는 모습들이었다. 지난해 개운사 불상 훼손 사건에서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릇된 행동을 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손원영 목사는 개운사에 사과했고, 복원 비용을 위한 오름활동에 나섰다. 안타깝게도 이 때문에 손 목사가 파면당하기는 했지만, 그의 용기있는 행동도 서로 반목하던 구질서의 모습을 보내고 서로 함께 다른 이들에게 행복의 원천이 되는 새 질서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불과 100여 년 전 만해도 가족과 친척들이 씨족사회를 이루고 살았으나 근대에 들어서면서 개인의 의견과 삶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그래서 혼폰, 혼밥, 혼술, 혼집, 혼여행, 혼티브 등 지극히 개인 위주의 삶이 주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바깥으로 눈길을 돌리면, 전 세계는 이미 지구촌 공동운명체로 하나가 되고 있다. 세계 어디에서든 그날의 소식을 함께 접하며, 테러라도 일어나면 온 세계 시민들이 희생된 영혼들을 위해 꽃을 바치고 기도한다.

얼마 전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 어머니들과 팔레스타인 어머니들이 만나 손을 잡고 앞으로 우리 어머니들이 평화를 지켜가자고 다짐하는 모임이 있었고, 하나의 신기술이 금세 전 세계를 사로잡고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은 하나의 비젼으로 점점 변화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바하올라께서 오심으로써 이 시대의 인류를 이끌어가시는 새로운 정신이며, 새로운 문명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정한 이웃종교 원불교의 재가출가 교도들과 〈원불교신문〉 독자들에게 바하올라의 말씀을 전한다. "세계의 발전은 순수하고, 선한 행위와 칭찬받을 만하며, 품위있는 행실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느니라."

 /바하이공동체 한국종교인평화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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