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마음공부방은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여야의원들이 "처음 뵙겠습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당신이 나이며 최고입니다"를 외치고 있다.

"지금 여기 새롭네. 신선하고 새롭네. 얼씨구나 좋다. 모든 것이 새롭네…" 이른 아침 7시30분. 국회의사당에 잔잔히 퍼지는 노래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행복을 여는 마음공부'가 한창이었다. 어느덧 3년간 지속되고 있는 국회 마음공부 현장이다.
국회의원들에게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은 여야 상호간 마음의 문을 열고 격의 없이 소통하며, 서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는 것이다. 원내 갈등과 치열한 입법 전쟁으로 매일매일 전투 아닌 전투를 벌이는 국회지만 '마음공부방'은 맑은 샘물이 되어 의원과 보좌관들 사이에 참석을 권할 정도로 입소문이 나있다.
 
나의 존재 믿을 때, 지금 여기 현존한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집중하고 몰입할 때, 우리의 마음 상태는 어떤가? 그때가 가장 행복한 때요, 마음에 희열이 날 때이며, 불국토가 지금 여기 존재할 것이다." 마음공부방에서는 우리가 갈등하는 것은 각기 다른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서로가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집착하는 데에 그 원인이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공부의 시작임을 깨닫게 한다.

'지금 여기!'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지금 이 순간!' 오롯이 현존하기 위해서는 '무시선 무처선' 공부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무시선 무처선'을 '언제나 마음공부, 어디나 선방'이라는 일반적 해석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무시(無時)'란 "지금 이 순간 외에 다른 어떤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무처(無處)'란 "지금 여기 외에 어떤 공간이나 장소도 실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여기는 완전하지 못하며, 끊임없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노력하면 언젠가 잘 될 것이다', '나중에는 이뤄질 것이다'는 관념에 젖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자신은 중생이고, 깨닫지 못했다고 좌절한다. 그러므로 지금의 불만족과 실패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마음공부방에서는 지금 이 순간으로 마음이 돌아오면 지금 이 곳에서, 진리를 만나고 행복해질 수 있음을 확인한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최고이며, 제일 귀한 사람임을 가슴으로 느끼게 한다. 흔히 자기 마음속의 수첩에 기록된 몇 사람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지금 내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부처님이요, 가장 귀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단지 나와 만나는 몇몇 사람만이 소중하다고 규정하면 그 외의 사람은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고,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러므로 그들도 나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며,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나도 그들이 내게 전하는 참 메시지를 들을 수 없다.
'지금 여기가 광대무량한 낙원이다.' 존재하는 것은 지금 여기 이 순간 뿐이며, 지금 만나는 사람이 제일 귀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무시선 무처선'의 참 의미는 '지금 여기로 돌아와 깨달아라!', '분별하지 않는다면 이들이 모두 귀한 존재요, 선물이다'는 진리의 소식이다.

마음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권도갑 교무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를 무관심하고 고통스러운 곳이라 생각하고, 언젠가 있을지 모를 낙원을 찾아가려한다"며 지금 여기, 이 순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사실을 깨달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분별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으며, 스스로 절대자임을 알게 된다"며 "내가 지금 태어나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공이다. 이것이 '천상천하유아독존'이다"고 설파했다.
 

▲ 권도갑 교무는 '지금 여기, 지금 이 순간'의 자각이 자기문제 해결의 길임을 제시했다.

지금 여기, 현재가 축복이요, 선물이다

국회 마음공부방의 '자기 사랑의 비결'은 공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자신의 감정을 탓하지 않게 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세 가지 자기사랑 공식인 '① 돼, 괜찮아 ② 나를 위한 좋은 경험이야 ③ 사랑해. 고마워'는 순간순간 마음에서 올라오는 생각과 감정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문제를 해결하며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다. 스스로 못나고 무능하다, 이기적이고 게으르다, 화나고 속상하다, 불안하고 두렵다, 우울하고 억울하다. 무시당해 창피하다 등 일어나는 일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하는 데에서 지혜를 얻는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신념이 강해 화를 내면서 자학하고, 다른 사람이 화를 내면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화를 내라는 뜻은 아니다. 화를 통해 내가 어떤 것에 집착해 있는지를 알게 되면 고맙고, 사랑할 수 있다. 또한 '무능하다'는 경험을 한 사람은 진실로 '유능한 사람'이 된다. 무능함을 받아들이고 알기에 무능에서 자유로워지고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요 교무님. 요즘 제가 너무나 억울해요. 그 억울한 마음을 다스리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저에게 돌아오는 비난이 제게 큰 상처가 됩니다." 한 의원의 질문에 권 교무는 "지금 '억울하면 안 된다'는 신념에 너무 쌓여 있다"며 '억울해도 돼, 괜찮아'. '억울한 것은 나를 위한 좋은 경험이야'. '억울해 하는 나를 사랑해. 고마워'를 함께 반복해 말하게 했다.

이것이 왜 나를 위해 좋은 경험일까? '욕해도 돼' 하는 긍정의 마음과 '욕하면 안 돼' 하는 강한 주견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욕을 하고 있는 자신과 상대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을 때, 스스로 온전함을 회복하게 되고 상대도 달라지는 법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마음공부방에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근무하는 보좌관 수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단순히 의원의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가 '나를 위한 귀한 존재'임을 깨닫고 자신의 마음가짐을 바꿀 때, 비로소 한 식구가 되어간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당신이 나이며 최고입니다." 공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온삶 마음공부 인사'다. "처음 뵙겠습니다"는 우리가 타인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무지인가를 자각하는 인사다. 안다고 하는 것은 곧 과거의 경험과 기억이며, 그 사람 인생의 티끌에 불과하다. 만일 내가 나를 알아가듯 그 사람의 무한한 신비를 알게 된다면 경외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과거로 만날 때 거기엔 많은 문제가 얽혀져 있다. 그것을 내려놓고 새롭게 만나는 연습이 바로 "처음 뵙겠습니다"이다. 이는 '분별주착이 없는 성품을 오득하라'는 소태산의 메시지이며, 그 마음을 알아야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처음의 마음이 열려지면 지금 대하는 그 사람이 최고의 인연임을 깨닫게 된다.

이개호 의원은 "권 교무님의 행복발전소가 의정활동 하는 데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특히 여야간 극한 감정적 대립이 발생했을 때 마음을 멈춰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을 감사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니 오히려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내게 있음을 자각하게 됐다"고 자신을 성찰케 하는 마음공부의 효과를 극찬했다.

권 교무는 "공부방을 시작할 수 있도록 힘밀어준 김성곤 의원께 감사드린다. 사람이 많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실망이 된다. 몇 사람이 와도 나에게 귀한 인연이요 소중하다고 생각하니 늘 가슴이 설렌다"며 "그런 분들에게 "오늘이 바로 새날이며, 오늘이 바로 첫날이지요. 지금 여기 만나는 사람은 꼭 만나야 할 사람이며, 나의 스승입니다. 원수가 은인이 되며, 내가 싫은 사람이 나에게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고 말하며 감사로 만나는 기쁨을 전했다. 현재 국회 마음공부방에는 이개호, 오제세, 이완영, 강길부, 남인순 의원과 김성곤·전정희 전 국회의원, 그리고 의원 보좌관들과 행복한 마음캠프 교도들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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