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 교무

얼마 전 청년창업과 건강한 먹거리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프랜차이즈 대표가 경영의 문제로 인해 뉴스에 나와서 놀란 적이 있다. 프랜차이즈 경영은 기술제공과 브랜드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가맹점들은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자 측의 원칙과 지시를 따라야 한다. 당연히 개인의 가치는 조직의 가치아래에 있게 되었고, 경영자의 권력행사는 결국 가맹점들의 고발로 이어졌다.

양적 성장과 이윤추구의 기업의 경영과는 달리 종교의 조직은 어떤 목적과 가치로 운영해야 할까? 소태산은 교화를 위한 공부지도와 관리를 위해 원기2년(1917), 일체 생령을 제도하고자 하는 포부로 교화단을 제정한다. 10인을 1단으로 하는 교화단은 시방을 대표하는 사명과 교화와 공부의 효율성을 목적한다.

처음 단 활동의 주된 내용은 삼순일(10일 마다)로 예회를 보며 마음을 점검하는 정신적 활동과 방언공사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뤄내는 활동을 중심으로 하게 된다. 또한 소태산은 한 사람이 아홉 사람만 지도하면 되는 간명한 조직이라고 자부했다. 소태산의 조직관리는 개인의 가치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같다는 전제를 엿볼 수 있는 운영방법이다.

성장하는 기업은 지도자와 CEO의 능력이 성패에 많이 반영된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투자가치를 선택해 결정하는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불교의 교화단은 단장이 주요 지도책임을 맡고 있긴 하지만 공동 운영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부한 것을 문답하고 나누는 평등성과 의견을 제출하여 행정에 반영하는 참여성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다.

또한 내가 단원인 동시에 지도자의 책임을 하는 동시성의 역할이다.

과거의 종교조직은 위에서 아래로의 지시 형식이라면 소태산의 조직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또는 단원끼리 소통하는 복합적 방식이다. 그런데 점점 교단은 효율성을 따지며 결정된 내용을 전달 받는 수동적 공부집단으로 후퇴하고 있다.

이것이 효율성일까? 빠르게 결정하고 투자해 브랜드 명성을 얻는 것을 성공으로 여기는 기업의 모습이 보인다. 정서의 성숙을 목표로 해야 하는 단체가 프랜차이즈 성장경영을 쫓아가는 듯 불안하다.

원기102년을 만난 우리는 소태산 조직의 가치를 다시 찾아보자. 종교는 이익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일은 기업이 잘 하는 일이다. 기업이 우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고 싶도록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우리의 본질이다. 지금 우리는 성장을 위한 상품을 만드느라 다들 지쳐 있고, 돌아갈 집을 잃고 바쁘게 살고 있다.

무엇이 성장인지를 잊어버린 경쟁 속에서 위협만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오히려 성장을 부추기는 불안한 사회에 소태산의 가치는 분명해서 우리가 가야할 길도 확실하다.

소태산의 단 조직은 단장이 하늘의 역할을 하고, 중앙은 땅의 역할을 부여했다. 8인의 단원은 팔방을 책임지는 사명이 있음을 다시 새기자. 조직의 편리와 효율 이전에 우리가 찾아야 할 가치는 정신개벽의 책임자 역할이다. 개인의 가치와 조직의 가치가 함께 가는 교화단 공동체의 뜻을 다시 살려내는 것으로 우리의 가치를 찾아보자.

/와룡산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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