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과세에 대한 의견 청취
김동연 경제부총리 총부 내방
경산종법사 종교인과세 지지

[원불교신문=나세윤] 10월2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경산종법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종교 성직자 과세'에 대해 협조를 구했다. 김 부총리의 행보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종교계 지도자와의 만남 마지막 일정이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종법사님을 뵈면 안부를 꼭 전하라고 두 번이나 당부하셨다"며 "개인적으로 영광.익산 국제마음훈련원을 지으려 할 때 예산을 지원한 일도 있고, 종법사님의 휘호도 받았다"고 인사를 전했다. 경산종법사는 "부총리와는 인연이 참 깊은 것 같다. 아주대학교 총장으로 있을 때 보내준 메모장을 잘 쓰고 있다"고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우리 경제가 3분기에 1.4% 성장했다고 기쁜 소식을 전한 김 부총리는 성직자 과세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종교인 과세에 협조해 줘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운을 뗀 그는 "여러 종단을 다니면서 과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들었고, 염려(세무사찰 등) 하는 바도 청취했다. 정부는 법에 따라 과세 정책을 추진하되 성직자들이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겸허히 보완해 가겠다"고 밝혔다.

경산종법사는 "우리는 종교 종단 중에 가장 가난한 곳이지만 성직자 과세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종교인들은 무형의 베풂을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어서, 자본적 수치로 잴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 공정한 사회를 위해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에 지지를 표했다.

경산종법사는 "부자 성직자들이 있긴 하지만, 예부터 성직자나 유교 선비를 '한사(寒士)라고 해서, 사치스럽고 부자인 것을 부끄러워했다. 서구의 종교인들은 페이(돈)를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동양종교와 차이점이 있는데 이런 점도 유심히 살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동연 부총리는 "세무 부서에 종교인 과세 전담직원을 둬 절차적으로 신중하게 업무를 처리하겠다"며 "점진적인 종교인 과세를 진행하되 국세청에 특별 지시해 성직자들의 자존감이 상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며 일을 추진하겠다. 좋은 의견은 언제든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세무당국 실무자들과 교단 지도부, 김 부총리의 동문 선배인 강남교당 박오진 교도회장이 함께했다.

[2017년 11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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