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현 교도/연지교당

 대학교 1인 교우회…오래전부터 고질적 문제로 자리해
담당교무 자주 바뀌는 문제 등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대학생 4학년으로 2년만에 복학해서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미리 밝혀두면 필자는 모태신앙이 아니다. 20살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원불교 교도인 친구를 만나 원불교에 입교했고 지금 현재 입교 7년차 청년교도다. 군산대학교 원불교교우회 활동으로 원불교를 알았고 그 덕분에 원불교대학생연합회 회장을 하며 대학생활을 함께했다. 현재는 전북교구 청년회에서 임원을 맡고 있다.

지난 대학생활을 돌아보면 인원이 적은 교우회를 어떻게 하면 활성화 할까 고민하며 활동했던 시간이 많았다. 헤아릴 수 없이 심신이 지칠 때까지 온몸으로 활약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추억에 젖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현재 속해 있는 군산대 교우회의 사정은 내년에 존폐위기를 고민할 정도로 앞날이 불투명하다. 그 이유는 지난 4년동안 체감했지만 대학생 교우들은 자신들의 학업과 대외활동이 더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에 교우회 활동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은 제대로 된 관심과 운영할 사람은 안타깝게도 곧 졸업을 앞둔 나만 남았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군산대 교우회만 처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타 대학 교우회들에서도 위와 같은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동아리방은 보유하고 있으나 인원이 극히 적어서 한 사람이 도맡아 교우회를 운영하는 형태를 ‘1인 교우회’라고 한다.

1인 교우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고질적으로 나타난 형태다. 이렇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4년간 대학생들의 순환 속에서 중심을 잡고 기반을 다져나갈 사람이 오랫동안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 교우회는 회장과 담당교당의 부직자 교무님이 서로 소통하며 이끌어가는 조직이고, 교당과 떨어져 있는 학생회관 내에 동아리방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담당교당 입장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더군다나 담당교무님인 부직자 교무님의 교당업무가 많거나 부직자 교무님이 아닌 교당업무 전반을 맡은 주임교무님이 대학생 교우회를 담당하게 되면 담당교당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어려워지고 교우회 운영도 마찬가지로 힘들어지게 된다. 거기에다 활동을 기피하는 교우회원들이 많아지면 법회는커녕 기본적인 활동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막막한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군산대 교우회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년에 군산대 교우회를 잘 정리해 문을 닫고 나갈 수 있을까라는 암울한 고민부터 하게 된다.

그러나 1인 대학생교우회가 하나둘씩 학생회관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청년대학생 교화의 장을 스스로 포기하게 되고 이는 미래의 성장동력과 가치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1인 교우회를 지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우회 담당교무님이 잦은 인사이동을 하지 않고 꾸준히 자리잡으며 교우회의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군산대 교우회만 하더라도 지난 6년동안 5명의 담당교무님들이 바뀌어 중심을 잡기 어려웠다.

두 번째로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동아리방 같은 공간은 반드시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율적인 공간에서 때로는 공부도 하고 때로는 기도도 할 수 있는 쉼터가 있어야 교우회원들이 동아리방을 이용하고자 대학생 교우회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만약 1인 교우회가 처한 현재상황에 경각심을 갖지 않고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캠퍼스에서 간신히 명맥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대학생 교우회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