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재산이 되는 세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창의성'은 이제는 지적재산으로, 특허권으로 보호가 되어 소중한 '재산'으로 자리잡고 있다. 교단에서 시행됐던 아이디어 공모전은 무엇이 있었으며, 수상작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봤다. 공모전을 끝으로 사라지는 '관심'을 촉구하고 수상작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사연을 통해 소중함을 깨닫자.

1주 영상, 문화상품, 캐릭터 공모전 수상작
2주 문화예술 활동가 소개
3주 원포털 신임 작가, 작품 활동가 소개
4주 청소년교화교재·이웃종단 활용 사례


▲ 문화상품공모전 1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인수 교도의 '날마다 일원을 굴리다'는 창의적인 만년 달력이다.
교단이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재가출가 교도들의 아이디어를 선발한 것은 원기2세기 문턱에서다. 문화콘텐츠 개발 및 보급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전문성 있는 재가들이 점차 알려졌으며, 출가들도 재능을 선보였다. 관련 부서들은 공모전 형식으로, 아이디어들을 한 바구니에 모았다. 이전의 교단 문화콘텐츠는 큰 행사 등을 앞두고 만들어내는 일방적인 형식이 대부분으로, 주로 교단에서 생산하고 교도들은 소비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일반화 등으로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는 UCC 시대, 나아가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유통까지 시키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교단도 이에 발맞추기 시작했다.

'원불교 영상' 방향 제시한 작품들

정보전산실의 '원불교 이야기 영상콘텐츠 공모전'은 올해가 4회째다. 1회는 자유, 2회 법문 활용, 3회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주제로 진행했다. 올해 테마는 '원불교 묻고 답하기'로 더욱 쉽고 대중화된 내용과 창의력을 요구했다.

자유 주제로 진행된 1회 공모전은 입상 4작품만 선정됐다. '연씨가문의 대부활 프로젝트(최인경)', '인과극장(정경명)', '실지불공(김도승)', '성성이의 눈물(김건명)'이 입상작이다. 이 중 '실지불공'은 당시 엄청난 화제였던 '레고 스톱모션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레고를 일일이 움직이며 사진을 찍어 붙여 만드는 기법으로, 정성은 물론 연출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형식이다. 이 작품은 <대종경> 교의품 15장을 4분15초에 담아내며, 옛 전자오락에서 쓰였던 사운드를 활용해 아기자기하고 옛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2회는 법문을 활용한 영상으로, 처음으로 대상 '마음정돈(송종원)'이 탄생했다. 이 작품은 아주 평범한 일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군더더기없이 명료하게 담았다. 주제 뿐 아니라 영상의 전체적인 분위기에도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을 주며, '원불교 동영상'의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다.

2회 최우수상은 '희망(송재도)', 우수상엔 '20대의 고민(신상욱)', '인도극장 - 실행의 가르침(송인법)', 장려상엔 '원불교 백년 동수원교당의 희망(이용한)', '원불교 법문 이야기(김남희)’, ‘운수쫀득한 날(강원규)’가 선정됐다. 참가자들은 출가와 재가가 절반 비율로, 이후 4회로 오면서는 출가, 특히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 중인 예비교무들의 비중이 늘어났다.

3회는 우수상이 2작품, 장려상이 5작품으로 주제, 형식이 더욱 다양해졌다. 우수상은 '깨어 있는 마음으로 스마트폰 사용하기(모현교당)', '환경 생각(박상준)'으로 보다 일상적 수행에 초점을 맞췄다. 장려상은 '베타고 (박연수), ‘이철수 판화전(변광욱)’,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종석)’, ‘세상과 함께한 원불교 100년의 기록(박원종)’, ‘소태산 대종사 십상(정하윤)’, ‘원하옵니다 및 백주년 축하(박화영)’가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많은 출품작이 접수된 4회 공모전은 송종원 교도가 '마음공부 묻고 답하기'로 2회에 이어 최고상을 수상했다. 1분5초, 트렌드에 맞는 짧은 분량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짜증나는 상황에서 교무와의 문답으로 깨달음을 얻는 내용이다. 그동안 교당 현장을 촬영하고 편집해 안암교당 영상뉴스 등을 제작해온 그는 심오하고 영성적인 주제를 여운이 남도록 만들어냈다. 우수상은 '사은의 소중함(이도광)', '집으로(최호천)', 장려상은 '원불교를 묻고 원불교를 답하다(이백순)', '불공하는 법(나현도)', '마음을 찾는 곳(고종석)'이다.

원불교 홈페이지를 통해 원본 그대로 공개되는 영상콘텐츠 공모전은 심사 기준에서 방향성을 드러낸다. 유튜브 인기도가 70%를 차지하는 것은, 심사 과정에서 이미 대중적인 관심과 평가를 거치겠다는 의지이다.

▲ 문화상품공모전 2회 수상작 캘리그라피 .
문화상품공모전, 활용방안 생각할 때

문화사회부가 지난해 시작한 문화상품공모전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품들을 한데 모아 원불교문화예술을 성장시키고 일상수행에 활용하도록 마련됐다. 교화를 위한 선물이나 원불교 교당 및 기관 방문시 기념품 등으로 쓰일 수 있는 고급스럽고 기발한 상품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다.

총 36점이 출품돼 3차를 거쳐 심사된 1회 원불교 문화상품 공모전의 결과 역시 큰 관심을 모았다. 1회 대상작은 '날마다 일원을 굴리다(박인수)'로 가로 25㎝, 세로 4.2㎝, 높이 8.5㎝의 나무·아크릴 재질로 이뤄진 만년 달력이다. 사용자가 스스로 일원상을 굴려 달력으로 사용하는 창의적이며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작품이다. 우수상은 대종사님 촛대(최선화), 기도용 포켓 일원상(이가락), 입선은 일원상서원문 USB&OTG(이래성), 육성(六聖)큐브(이래성)가 차지했다. 크게 장식용으로 미학을 추구한 작품과, 생활용품에 원불교 색을 입힌 아이디어 상품으로 구분되며, 선물용으로 적합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올해 문화상품공모전은 캐릭터 부문을 확장시켜 일러스트 및 웹툰의 활성화 트렌드에 발맞췄다. 캐릭터 부문 최우수상은 '무념무상이(유신유)'로 원과 표정, 손만으로 다양한 표정과 상황을 표현할 수 있어 현대사회 또 하나의 언어인 이모티콘으로의 출시가 기대된다. 문화상품에서는 '영산의 아침(박인수)', '캘리그라피 법문 인테리어 미니액자와 자석(표중인)'이 선정됐다. 미니액자와 자석은,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선물의 의미도 커서 활용하기 좋다.

▲ 원불교 영상의 방향을 보여준 송종원 교도의 작품.
▲ 레고스톱모션 방식으로 제작된 영상 '실지불공'.
관련부서의 후속·연속적 홍보 필요

공모전이라는 포맷과 기회는 마련됐으니, 이제는 활용방안을 생각해볼 시기다. 이 둘 외에도 다양한 부서에서 진행하는 공모전 역시 주최측 및 관련부서의 홍보의 연속성이 아쉽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날마다 일원상을 굴리다'의 박인수 교도는 문화상품공모전 외에도 다수의 교단 공모전에 참여해왔다. 그는 "좋은 기획에 비해, 결과에 대한 파급력이나 활용이 아쉽다. 이후 더 알려졌다거나 작품들이 잘 쓰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모전이라는 일시적인 이벤트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내부적으로 많이 알려져야 더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이 나온다. 작가들 입장에서도 작품이 두루 쓰여야, 더욱 분발해 창의적인 작품을 낸다"고 덧붙였다.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의 원불교 상품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공모전 작품들이 함께 있기엔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불교용품점에서 판매될 것 같은 상품들이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며 "공모전을 앞두고 원불교 문화상품의 정체성이 담긴 샘플을 찾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 정체성 확립을 위해 더 많은 작품들이 필요하다면서도, "신문 및 언론, 원포털과 같은 플랫폼에서의 후속적인 홍보가 없이는, 교단 내 다양한 공모전은 뽑아서 상을 주고 마는 행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제 막 시작한 공모전들이 원기2세기 문화교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지금 직시해야 할 문제는 홍보 및 활용이다. 이제까지 모인 소중한 작품들을 어떻게 쓸지 방향을 잘 잡아야, 앞으로 탄생할 문화콘텐츠들이 진정한 문화교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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