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화를 담아 가르침을 전한 <설화집〉1 의 표지.
성인들의 가르침은 비유담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예화를 동원해 삶의 지혜를 일깨우기 때문이다. 불경의 〈비유경〉이 그렇고, 〈성경〉 속의 가르침도 대부분 그렇게 나타난다. 소태산 대종사가 근원적 진리를 상징한 법신불 일원상(○)처럼, 좋은 예화는 언어나 동작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본질을 전해 지혜로 살려낸다.

법회의 꽃으로 불리는 설교에서 차지하는 예화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믿음이 법을 담는 그릇이 된다 함은 〈대종경〉의 구정(九鼎)선사 예화(신성품 10장)가 어울리며, 당처불공은 대종사 변산 주석 당시에 실상사에 불공 드리러 온 노 부부의 며느리 공경 예화(교의품 15장)가 안성맞춤이다. 대종사 관련 예화를 모아 재세시에 서대원(圓山 徐大圓, 1910-1945) 대봉도가 '종화록'(〈회보〉62, 1940)을 발표한 것은 그 가르침의 실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예화의 이러한 기능에 주목한 교단에서는 교당교화의 활성화와 더불어 이들의 결집 발행을 서두르게 된다. 교정원 교무부(현 교화부) 원불교설화편수위원회 편, 〈설화집〉1(원불교원광사, 1958)이 대표적인 예이다. 국판 세로쓰기 240쪽이다.

구성은 225편의 예화를 유형을 모아 제목 없이 7부로 나누었다. ○<활인검(活人劍)> 등 29편, ○<돌을 던진 연유> 등 12편,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등 30편, ○<어머니의 교훈> 등 18편, ○<그 청년을 절대로 사형하지 말라> 등 36편, ○<불방념(不放念) 등 20편, ○<푸라타나스 그늘> 등 70편이 그것이다.

말미에 <소지(小識)>(편집위원 일동)을 붙였는데, '여기 수집된 이야기는 (비록 세간에 떠돌아다니는 것들이긴 하지만) 보통 예사로 지껄일 수 있는 흥미거리의 이야기들과는 근본적으로 그 질을 달리하고 있음은 물론. 그러기 때문에 더욱 그것은 법문으로서의 영역(부분적으로 나마)을 계발하고, 또는 거기서 도덕적인 규범(일시적일지라도)을 간구하므로서만 정작으로 그 이야기의 주체적 정신과 가치성을 파악하기 마련인 것이다'라고 했다.

이 〈설화집〉은 교단적인 관심을 끌게 되고, 원기57년(1972)년에 제2집을 발간했다. 국판 세로쓰기 287쪽이다. 이는 전권을 4부로 나눴는데, 1부 진리의 노정(김영신 제공)은 '짚신세벌' 등 61편, 2부 유적(悠適)한 심법(원불교학연구회 제공)에는 '우공이산(愚公移山)' 등 36편, 3부 빛나는 교훈(원불교학연구회 제공)에는 '머리를 숙여라' 등 31편, 4부 지신명감(持身銘感, 원불교학연구회 제공)에는 '프랭크린과 시간' 등 25편을 실었다. 부별 제목과 제공자 등 근거를 표시한 것이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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