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충선 교도/정토회관
원불교 2세기…어린이, 가족 위한 적극적 교화 필요
성지…아이들 누릴 수 있는 놀이터 만들어야

원불교 2세기의 주역은 어린이들이다. 비단 교단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도 미래의 주역은 어린이들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어린이들이 즐겁고 명랑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앞으로 교화의 방향은 가족교화이다. 그리고 교화란 경전을 가지고 앉아서만 하는 것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울러서 우리의 법음을 전하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교당과 성지의 기운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들은 자녀 교육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여유시간이 있을 때 요즘 어린이들의 요구는 TV 앞에 앉아 어린이 방송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본다. 여유시간을 보내는 또다른 방법은 키즈 카페, 어린이 놀이터, 동물원, 체육공원, 자연환경 나들이 등이 있고, 자녀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계속 해주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도시에 많은 공원과 녹지가 있다. 가족단위로 휴식을 취하고 집을 떠나서도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환경적인 복지에 눈을 돌리면서 요즘은 도심지에도 상당수 공원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대부분 건강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인조잔디 운동장과 제한적인 분위기가 나는 공원들이 다수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중 하나는 어린이 놀이시설과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가 움직이면 부모들도 같이 따라간다. 결국 어린이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조성되면 그 부모까지 같이 유입된다는 이야기이다.

익산성지의 아름다운 잔디와 조경, 성스러운 성탑, 드높은 맑은 하늘…. 익산성지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면 젊은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가 되어 성탑참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성자의 체혼을 담을 수 있는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외부인들과 원불교 가족이 어린이들과 함께 산책과 기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성지가 될 것이다.

가끔 난 "저곳에 아무나 들어가도 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어린이 민속잔치가 원광대학교 교정에서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지만 길 건너 원불교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익산시민들에게 원불교 중앙총부의 문턱은 아직 높기만 하다.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교화가 활성화 되는데, 교법의 시대화·대중화·생활화가 구호에 불과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지인과 나누던 중 놀이터가 혹여나 성지의 분위기를 흐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놀이터의 디자인을 어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서천의 생태공원의 경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놀이터다. 그렇지만 놀이터가 생태공원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다. 생태를 테마로 디자인된 놀이터. 개구리 입모양의 미끄럼틀과 벌과 나비 모양의 시소, 거북이 모양의 쉼터 등 생태계를 고스란히 담은 디자인의 놀이터다.

총부의 놀이터도 그러한 디자인이면 될 것이다. 대종사님의 도포자락을 타고 내려가는 미끄럼틀, 방언공사의 공사장비 모양을 닮은 시소,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고뇌를 담은 듯 복잡한 형상의 정글짐 등이면 어떨까? 오히려 그러한 특색을 닮은 놀이터가 총부의 문턱을 낮추고 견학 오는 학생들과 나들이 오는 어린이집 어린이들의 새로운 명소가 되지 않을까?

원불교 2세기를 향한 가족교화의 준비는 익산성지에서 어린이들을 챙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솔 키워서 정자를 보는 교화정책이 먼저 바탕 돼야 한다. 중앙교구에서부터 익산성지순례를 생활화해 이웃과 친구, 직장의 동료와 함께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성지의 하늘, 땅, 바람, 성자의 기운과 함께하는 행복한 낙원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