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철 종사의 〈불법의 묘용〉.
소태산 대종사의 직제자인 초창기 선진들은 교단 창업의 주역들이다. 그러므로 그 가르침에는 홍매(紅梅)처럼 짙고 향기로운 신성이 있고 구전심수(口傳心授)의 적실함이 있다. 구인선진의 이재철(一山 李載喆, 1891-1943) 종사는 저축조합·방언공사로 이어지는 초창교단의 대외협력 창구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는데, 그 법연이 고향인 영광 신흥교당을 중심으로 신정예법(新定禮法)의 실행 등 가정교화에서부터 전무출신 배출로 이어져 많은 인재가 교단의 주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 가운데 한 분이 이완철(應山李完喆, 1897-1965) 종사이다.

이완철 종사는 천성이 자상하고 총명하며 지극한 효성에 남다른 우애로 일찍이 학문에 일가를 이루었다. 친형인 이동안(道山 李東安, 1892-1941) 종사의 인도로 원기15년(1930) 전무출신을 서원해, 학원교무와 서울교당 교무, 그리고 총부교감으로 유일학림에서 후진들을 지도하고, 감찰원 원장 등으로 상봉하솔(上奉下率)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특히 유려한 시문(詩文)과 논설 등 기고문을 기관지인 〈회보〉와 〈원광〉 등에 다수 발표해 후진들에게 지남이 됐다.

열반 후 그 가르침을 흠모한 후진들에 의해 유작의 법문집이 이루어졌으니, 응산문집편찬위원회 편 〈응산문집, 불법(佛法)의 묘용(妙用)〉(원불교출판사, 1975)으로 국판 양장 325쪽이다. 구성은 책머리에 '이완철 종사의 묵적·팔양명(八養銘)·초연명(超然銘)', '서'(박항식), '불법은 물 쓰듯이-응산 이완철 선생 약전'(이공전)을 실었다. 전권을 6편과 부편으로 구성해, 1. 논설편-새 윤리의 출현에 〈인간에게 귀한 것〉 등 16편, II. 수상(隨想)편-크게 이김을 세상에는 '처세요결' 등 14편, III. 시가편-자비와 의(義)의 찬미에 '가을 뜰의 국화' 등 20편, IV. 경조(慶弔)편-천하의 마음으로에 '정신의 생명을 길러주신 한 없는 은혜' 등 9편, V. 한시편-도운(道運)전망에 '추모혈인기념음(追慕血印紀念吟)' 등 13편, VI. 서간편-감응도교(感應道交)에 '이경순 동지에게' 등 25편, 그리고 부(附) 추모편-님은 물이신가에 '교단과 고락을 함께 하셨습니다'(박광전) 등 22편의 후진들 글을 싣고, 말미에 '발'(이종원)을 실었다.

'발'에서는 '"득실종연심무증멸(得失從緣心無增滅) 우고망고고변성락(遇苦忘苦苦變成樂)(초연잠)" 사(師)는 고난의 이 저 세월 속에서도 이렇듯 초연자적하셨습니다. 득실 고락에 걸림이 없는 무아의 심법, 이 심법을 활용하는 곳에 상생의 한 길이 열렸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라 밝히고 있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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