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해영복겸(害盈福謙)이라는 말이 있다. 겸손하면 복을 받고 교만하면 손해를 당한다는 말인데, 〈주역〉에서는 겸손을 의미하는 겸(謙)이란 괘로 통한다.

겸괘는 낮은 땅 아래에 높은 산이 있는 형상으로, 자신을 굽혀서 낮은 자보다 더욱 낮추는 겸하의 상이다. 〈단전(彖傳)〉에서는 겸괘에 대해 "천도(天道)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뜨리고 겸손한 것을 보태어 주며, 지도(地道)는 가득 찬 것을 변화시켜 겸손한 곳으로 흐르며,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치고 겸손한 자에게 복을 주며, 인도(人道)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는데, 마치 음양상승의 원리를 풀어놓은 듯하다.

'법이 높아지면 그만큼 마도 높아진다(法高一丈 魔高一丈)'고 했다. 공부가 깊어져 법이 오를수록 아만(我慢)도 가득해짐은 그만큼 타락할 반발계수도 높아진다는 이치는 음양상승 원리와 맞닿아 있다. 불교에서는 선근마(善根魔)라 하여 좋은 일이 외려 마장이 된다고 했는데, 선행을 할수록 다른 이들에게 칭찬받는 것을 즐기고 집착하게 됨을 경계한 말이다.

소태산은 "지어 놓은 그 복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복을 지은 그 마음이 죄를 짓는 마음으로 변하기도 한다 함이니, 범상한 사람들은 남에게 약간의 은혜를 베풀어 놓고는 그 관념과 상을 놓지 못하므로 저 은혜 입은 사람이 혹 그 은혜를 몰라 주거나 배은 망덕을 할 때에는 그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몇 배나 더하여 지극히 사랑하는 데에서 도리어 지극한 미움을 일어내고, 작은 은혜로 도리어 큰 원수를 맺으므로, 선을 닦는다는 것이 그 선을 믿을 수 없고 복을 짓는다는 것이 죄를 만드는 수가 허다하나니라"고 했다.

음양상승의 도를 알아야 응용무념의 도를 행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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