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그컵 기증, 환경운동

인적이 드문 성주성지에 수많은 평화지킴이들이 오가면서 일회용 쓰레기도 늘어났다. 어떤 이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상황이, 그에게는 성주성지, 소성리를 오갈 때마다 눈에 밟히는 장면이었다. 생명을 살리는 평화운동 현장에서 손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사용이 마음에 걸렸다며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에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문구가 새겨진 250개의 머그컵을 기증한 대연교당 이중광 교도.

이 교도는 '사무여한단원'으로서 주말에 시간이 될 때마다 성주성지를 찾는다. 사드 추가배치가 되기 전까지는 현장상황이 워낙에 긴박해서 '일회용품 줄이자'는 말을 선뜻 꺼내지 못했다는 그, 그러다 추석쯤부터 '종이컵부터 바꾸자'는 마음으로 '평화 머그컵' 300개를 제작했다. 250개는 성주성지비대위 상황실에 기증하고 나머지 50개는 지인들에게 나누며 평화와 환경 운동을 알리는 중이다.

지난 3일~4일 중앙총부에서 열린 미래교화 컨퍼런스에서도 그의 '평화 머그컵'이 톡톡히 한몫했다. 1박2일 동안 행사장에서 '머그컵을 가져오면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운동'이 펼쳐져 성주성지비대위에서 선물로 나눈 그의 머그컵 100개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어디서든 잘 쓰이게 돼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한 그는 "평소에도 일회용품은 거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덕산한의원을 운영하는 그는 환자들의 위생을 위해 손 씻을 때만 비누를 사용하고 노푸(No Shampoo) 운동을 한 지는 10년도 넘었다. 목욕물로 세탁을 하고 마지막에는 바닥청소까지 할 만큼 물 절약에도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는 그는 "성지라서가 아니라 이 땅의 평화를 위해서 사드는 반드시 뽑아야 한다"며 성주성지에 자주 발걸음을 하지 못한 미안함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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