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근 교무/돈암교당

 예전에 나는 “왜이래 아마추어 같이~”라는 유행어를 곧 잘 사용한 적이 있었다. 상대방의 실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을때에는 기분 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언급하기 더없이 좋은 유행어였다. 그런데 요즘 나에게는 아마추어라는 단어와 반대되는 프로페셔널이란 단어에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내 스스로 과연 나는 청소년 교화 전문가인가?’라는 질문에 사뭇 진지해진다.

전문가라해서 이론적, 기술적인 부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소명의식에 관한 것이다. 부교무는 일반교화 보조와 함께 청소년 교화를 담당한다. 부교무는 청소년 교화의 실무자인 셈이다. 일반교화 보조를 하지만, 결론적으로 청소년 교화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부교무들이 청소년 교화에 가장 많은 고민을 해야 된다. 하지만 과연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최근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고민 상담을 해왔다. 사범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많다는 것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상담을 하면서 내가 수능볼때와는 너무나 다르게 변화된 입시유형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무슨 게임이 유행인지, 어떤 패션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또 무엇을 하고 노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사는지 관심도 없었다. 내가 아는 아이돌 그룹은 이미 방탄소년단에서 멈췄다. 아이들과 겉도는 대화에 점점 난 지쳐갔다. 솔직히 고백컨대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보단 혼자서 김광석이나 이문세 노래를 듣거나, 조용한 카페에서 책 읽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안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이제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를 직접 찾아서 공부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아이들 못지않게 젊게 산다고 생각했을 때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소통이 자연스럽게 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일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점점 청소년교화를 위한 마음이 살아 난다는 것이다. 대학원 시절 배웠던 발달심리학의 내용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청소년 관련 서적도 틈틈이 읽으면서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려 노력해본다. 아이들이 즐겨하는 게임도 무엇인지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해보기도 했다. 멜론차트를 보면서 요즘 아이들은 무슨 노래를 듣는지 알아보기도 해본다.

나는 요즘 청소년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출가 전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이력서에 공모전 입상이라는 그 한 줄을 넣기 위해 팀원들이 죽기 살기로 공모전을 준비하던 때가 기억난다. 비록 입상은 안됐어도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얻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얼마전 청소년국에서도 청소년 교화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다. 출가 3년차인데, 지난해에 개인적인 일로 공모하지 못하고 올해로 두 번째로 한다. 교화하기도 바쁜데 안해도 상관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런 기회를 더불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교리를 알려줄까하는 연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자력으로 안되니 타력을 잘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다짐해본다. 앞으로 계속해서 공모전에 도전하리라고….

4차산업혁명이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청소년 교화도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법회방식, 법회에서 다뤄질 콘텐츠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청소년 교화를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야만 청소년 교화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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