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교무들의 회지 〈한길〉.
원불교의 저술 가운데 예비교역자들에 의해 단초가 열린 경우가 적지 않다. 원광대학 불교교육과(현 원불교학과)의 연구지로 시작된 〈교학연구〉(원기50년)가 원불교학의 문을 열고, 원불교 교리·사상·문화를 정리한 종교문제연구소의 〈원불교사전〉(원기59년)이 예비교역자들의 원불교용어 찾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면 그 일단을 짐작하게 된다. 커리큘럼에 필요한 교재가 요청되고, 이에 교수·학생이 하나 되어 열성을 불태운 결과이다.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예비교역자의 길을 걷는 젊은이들의 기개가 교단의 발전에 한 축으로 작용해 온 것이다.

이러한 예비교역자들의 모임체가 원불교중앙교우회(圓佛敎中央敎友會)이며, 영산성지의 영산선원생, 익산의 동산선원생, 그리고 중앙총부의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생으로 구성되었다. 교우회는 이들의 서원·신심을 북돋아 권면해 나가는 모임으로, 그 회지가 〈한길〉이다. 원기60년(1975) 창간호를 발행했으니 4×6배판 세로쓰기 160쪽이다. 원기67년(1982)의 6호에 이르면 국판 80쪽으로 판형이 바뀐다.

창간호의 구성을 보면 잡지형식을 빌어 종합적으로 꾸미고 있는데, 당시의 교단상황과 함께 선후진이 바라는 교역자상 등이 드러난다. 머리에 '대산종사 법문-중화(中和)의 도', '창간사-세계를 한 길로'(회장 이경봉), '격려사-뜻이 모이는 이곳에 법을'(사감 한정원), '축시-아우에게 띄우는 나의 연가(戀歌)'(손정윤)를 싣고, '스승과 함께-다산(김근수)을 찾아서'(편집부), '예비교역자에게 부치는 글'에 개성을 순화하자(전종철), 사회정화의 기수가 되기를(김대성), 원불교학의 방법(김도종), 대학과 청년문화(김인강), 은(恩)사상의 무위자연적 성격(박광수), 불공과 선(禪)(김명원), 분심(忿心)(강숙원)을 실었다.

'특집-중앙교우회와 함께'에 중앙교우회의 발자취(서광원), 중앙교우회 창립과 그 이념(김인철), 중앙교우회에 바란다(이광정)를 싣고, '내가 바라는 부교무상'에 정성스런 생활속에서 해탈의 자세를(박제권), 매사에 투철한 신성으로(박순정)를 실었다. '나의 서원'에 나는 왜 이런 모습으로(김종천) 등 2편, '동심의 세계'에 숲속의 산새마을(김홍선) 등 7편, '한길 시단'에 무제(김덕관) 등 7편, '한길 수상'에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서(송도평) 등 10편, '일기초'에 어느 밝은 날들(강형신) 등 3편을 실었다. 그리고 '중앙교우회 요람'에 회칙, 역대 간부명단, 원기60년도 전반기 사업계회, 기구표와 말미에 교육부 육영규정, 한길 소식란, 한길후기를 실었다. 이들 가운데 나타나는 중진들의 글에서 예비교역자에 대한 관심과 함께 교단의 미래를 내다보는 모습이 엿보인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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