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달 22일 고위공직 원천 배제 7대 원칙을 발표했다.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등 기존 5대 원칙에 음주 운전과 성 관련 범죄를 추가한 것이다. 이번 기준의 적용 대상은 청문직 후보자뿐만 아니라 장차관 등 정무직 및 1급 상당 직위의 공직 후보자까지로 하고 그 이외의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에도 동일한 기준에 준해 정밀 검증토록 한다고 한다.

고위공직자는 국록을 먹는 공무원 중에서도 상위직으로 모든 공무원의 수범이 되어야 하는 지도자이다.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지도인의 조건으로 신용과 지행의 합일을 역설했다. 아울러 사리사욕(私利私慾)을 경계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책무를 가진 공직자는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중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무아봉공의 정신 자세를 가져야 한다.

원불교 성직자인 전무출신(專務出身)의 표준정신이 바로 무아봉공이다.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 추구를 경계하고 세상과 교단의 공적인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공인(公人)이 전무출신이요 교무이다. 대한민국의 고위 공직자가 원불교 전무출신 정신을 가진다면, 공무원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품격이 높아질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법통을 이은 정산 송규 종사는 "이 세상에 새로운 큰 도운(道運)이 돌아오고 있다"며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새 도운은 진리와 불보살 성인이 주도하는 세계의 운세로, 향후 세상은 새 도운을 따라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과 더불어 인간의 도덕 즉 정신문명이 더없이 진화되어 영육이 쌍전된 인류 대문명의 평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정산 종사는 이러한 밝은 새 도운의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을, 진실한 사람, 잘 화(和)하는 사람, 공익심이 많은 사람 등 세 가지로 밝혔다. 진실한 사람은 거짓 없고 꾸밈 없고 허장성세가 없이 실다운 힘을 갖춘 사람으로, 때를 따라 기국대로 발천이 되어 세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잘 화하는 사람은 너그럽고 덕기가 있어서 남과 잘 화동해서 매사에 성공을 이루는 사람을 말한다. 공익심이 많은 사람은 알뜰하고 부지런하여 어느 모로나 대중에게 이익을 줌으로써 스스로 서려 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모든 지위와 권리가 돌아오는 사람을 말한다. 저만 알고 사욕만 부려서 어느 모로나 대중에게 해독을 주는 사람은 아무리 서려 하여도 필경 세상에 서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세상은 참으로 밝은 세상이다. 정보 통신이 발달되고 신문 방송 등 언론의 역할이 극명하다. 대중과 국민을 속이고 해할 수 없는 세상이다.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은 참으로 당당하고 떳떳한 공직자의 심법과 역량을 갖추지 않고서는 감히 국민 앞에 똑바로 설 수가 없다. 더욱이 원불교의 지도자인 종법사와 수위단원은 모든 전무출신의 수범이 되는 인물인 만큼, 그 인간 됨됨이의 격이 얼마나 높아야 할지 가히 상상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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