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다. 크고 작은 일들로 여느 해와 다를 바 없이 보낸 한 해. 생각해보면 그래도 삶의 위안이 되는 건,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서다.

"힘없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힘있는 사람이 두려워하는 뉴스, 그렇게 가겠습니다." 흔들림 없이 그 다짐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 "저는 칼을 쓰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살리는 데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사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어느 때라도 마음 닿아있어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 한 해의 끝 무렵, 기꺼이 곁을 내어주고 싶은 사람들이다.

인사공모제.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본 이유 하나가 여기에도 있다.

교정원은 교화구조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원기103년도 정기인사 방침'의 핵심을 정책인사에 두고, 교화부문 인사공모제를 시행했다. 인사공모제는 정책교당이나 거점교당에 지원자를 공개모집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인사처는 인사의견서 등록과 인사공모 대상 교당을 앞서 공지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거점교당에 대한 인사공모다. 교정원이 '이동·퇴임이 예정된 교당 중, 지역의 중심역할과 발전가능지로써 지속적으로 교단적 관심을 기울여 중점 육성해가야 할 교당'으로 파악한 거점 교당. 지역여건과 교화가능성을 기대하며 교화열정과 개척의지를 가진 지원자를 공개적으로 구했다.

이들 거점교당 중에는 5·6급지 교당도 있다. '현재 법회출석 평균 20명, 최대 30명. 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실버어르신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중. 노인교화의 모델'을 삼는 거점교당도 있고, '그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6명의 교도가 신심을 잃지 않고 교당을 열심히 다님. 이에 교구에서 리모델링을 비롯한 교당재건에 교구 역량을 모아 도움을 주고자'하는 거점교당은 '재개척 한다'는 의지를 가진 지원자를 요청했다. 교당 특성상 개척교화 지원자가 없을 경우 인근교당에서 관리하는 공동교화로 전환해야 함도 가감 없이 공개됐다.

청소년교화에 뜻을 둔 청소년전담교무도 공모했다. '청년교화 성장세에 있으며, 대학생·학생·어린이 법회도 교무배치 시 개설가능'한 거점교당은 구체적으로 '지역아동센터 관리' 업무를 명시했다. 한편에서는, 새롭게 신축한 생활관 1층을 청소년전용카페로 활용해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통한 교화기반을 넓히고, 독립적인 교화활동을 전개하도록 교구차원에서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해당 교구 의지를 어필하기도 했다.

이번에 시행된 인사공모제의 핵심은 '사람'이다. 자기의지로 교화일터를 선택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서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교화 열정, 그 시너지는 사뭇 다르리란 생각이다. 인사공모제의 결과가 긍정적이기를. 교화는 결국 '사람'임을, 또 한번 생각해보는 세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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