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사회부가 주최한 2017 원불교 통일평화 세미나가 원불교 사상으로 열어가는 통일의 꿈을 주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려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원불교 통일운동 방향 모색
문화사회부·노마드개성교당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교정원 문화사회부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교법적 해법 찾기에 나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11월29일 열린 2017 원불교 통일평화 세미나가 '원불교 사상으로 열어가는 통일의 꿈'을 주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노마드개성교당 교도들이 주관한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민간 종교활동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북관계 활동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발적인 모임이라는 상징성도 돋보였다. 종교인으로서 통일과 평화로 가는 길은 어떤 것인가를 학문적으로 접근했고, 교리에 바탕한 남북관계의 과제와 방향에 대한 깊은 연구가 이뤄졌다.

한은숙 교정원장은 "지금 우리사회를 규정하는 남북분단의 현실을 걷어내고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함께해온 우리 원불교인의 역사적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오늘의 세미나로 평화통일을 위한 담론을 형성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을 견인해 내는 데 적지 않은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축사를 전했다.

주제발표에서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정도상 상임이사가 '원불교 통일운동의 과제와 방향, 정산종사의 건국론을 중심으로'를 발표했고, 김형수 작가의 '소태산 사상과 분단체제 극복-백낙청의 분단체제론을 중심으로'가 이어졌으며, 이재규 작가가 '개성교당 복원을 위한 제언'을 설명했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원불교와 평화·통일의 꿈'을 주제로 강연을 맡았고,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정도상, 김형수 작가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이승환 공동의장, 박대성 교무가 남북관계의 의견과 주제발표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정도상 작가는 "소태산은 원불교 교단에 '정산종사 탄생지에 사드배치'라는 큰 선물을 줬다. 깨달음을 제도권 안에 가둬두고 용맹정진하기보다는 원만자족을 추구하는 교단에 대한 경고이며, 정산종사의 〈건국론〉을 낡은 서랍에서 꺼내 개벽해야 한다는 요청이요, 교단차원에서 '금강현세계갱조선'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라는 메시지다"며 "물질개벽에 대한 공부와 성주성지수호를 치열하게 전개하는 것으로 소태산의 경고에 응답해야 한다. 〈건국론〉을 평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통일국가론〉으로 확장·개벽시켜야 한다. 대종사의 금강이란 중도주의로 볼 수 있으며 〈건국론〉과 삼동윤리가 정산의 중도주의 핵심이다. 정산의 중도주의가 금강현세계이며 조선갱조선으로 곧 통일이 실현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백낙청 교수의 분단체제론을 설명한 김형수 작가는 "주체가 타인을 포섭하거나 변형시키려 할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함께 숙성되어가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고 분단체제 극복에 대해 서술했고, 이재규 작가는 개성교당의 약사와 금강산 신계사 복원사례를 설명하며 개성교당 복원 의의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 복원채비를 준비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연철 교수는 남북관계의 갈등과 경제협력중단, 군사적 긴장감을 지적하며 "통일은 공존이 전제돼야 하고, 한반도에서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며 "한반도 평화체제의 형성과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형성이 서로 긍정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치적 군사적 신뢰구축과 경제협력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토론회에서는 남북관계 현황의 질문에 대해 이승환 공동의장은 "북한은 한미가 군사적 적대적 방향을 철회한다 할지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핵 독점 체제로 세계를 운영해온 현 질서를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북미는 타협할 지점이 없을 것이다"며 "북한을 설득하고 평화롭게 협력하는 길을 만들어 나가려면 원불교와 같은 종교계의 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교정원 문화사회부가 주최하고 한민족한삶운동본부와 평양교구 노마드개성교당이 주관했으며, 후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원불교신문〉, WBS 원음방송, 월간 〈원광〉, 〈한울안신문〉이다.

[2017년 1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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