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 화합과 포용 담아내

▲ 종교화합과 연대를 담은 뮤지컬 '주어사' 공연에 이어 권도갑 교무(오른쪽 두번째) 등 4개 종단 성직자들이 함께한 토크쇼가 열려 종교화합의 정신을 이어갔다.
4개 종단 성직자 토크쇼도

역사 속에 기록된 종교 간의 반목과 갈등을 넘어선 화합과 포용을 담은 뮤지컬이 종교계를 넘어 통합이 필요한 우리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11월28일 대한불교조계종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주어사'는, 공연에 이어 권도갑 교무를 비롯한 4개 종단 성직자들의 토크콘서트가 함께 진행돼 의의를 더했다.

아리담문화원이 만든 뮤지컬 '주어사, 생명이 중헌디'의 배경은 경기도 여주의 사찰로, 종교탄압에 대한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주어사 스님들은 조선시대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실학자들을 보호했는데, 실학자들이 한국 천주교의 뿌리인 서학이 담긴 서적을 연구한다는 사실에 갈등을 겪는다. 당시 서학은 사문난적으로 치부됐던 역적행위였으나, 스님들은 실학자들을 내치지 않았으며 결국 관군에 의해 함께 처형된다. 뮤지컬은 당시 실학자들이 유학과 서학을 함께 연구하며 사찰에서 천주 신앙을 싹틔웠던 사실에 주목하며, 유교·불교·천주교 사상이 함께 어우러지며 화합하고 공존했던 역사를 담고 있다.

공연에 이어 열린 토크콘서트는 행복한가족 대표 권도갑 교무를 비롯, 자비명상 마가 스님, 코리안아쉬람 이명권 목사, 한국예수회 김영택 신부, 그리고 민학기 변호사가 함께 했으며, 사회는 중앙일보 백성호 종교전문기자가 맡았다.

이 자리에서 권도갑 교무는 "주어사 스님들이 이웃종교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장면에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꼈다"고 감상평을 밝히고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 종교인들이 더 손을 잡고 함께 만나며 당시의 종교화합 정신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마가 스님은 "200여 년 전에 일어났던 그 사건이 오늘날 한국사회를 다시 맑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평했다.

권 교무는 원기95년 무렵 시작되어 8년째 이어오고 있는 종교인 모임의 의의도 밝혔다. 그는 "교무나 신부, 스님, 목사와 같은 직함을 다 떼고 빈 마음이 되어 만난다. 서로가 종교가 아닌 개인이 되니 형아우하며 진정한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며 "만나면 만날수록 각자가 갖고 있는 틀이 하나씩 깨지며, 서로가 하고있는 프로그램들을 경험하며 이해의 폭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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