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심고·법문사경으로 일과 시작
네팔 룸비니학교 증축공사비 천만원 후원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맑고 밝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자'는 슬로건으로 사회 곳곳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궁동교당 인산 박승필(55·仁山 朴勝弼) 교도. 11월30일 익산시 창인동에 위치해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사장실에 모셔진 불단과 목탁이었다. "매일 아침 심고를 올린 뒤, 법문사경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불단을 모셔놓고 마음이 요란할 때, 어려움이 생길 때 혼자 향을 피우고 목탁을 치면서 영주를 외우죠. 그러다보면 화를 낼 일도 줄어들고, 긍정적인 생각도 갖게 됩니다."

16년째 법회 무결석을 이어가고 있는 박 교도는 현재 사회적기업인 (유)대산환경을 경영하고 있다. 100여 명의 직원을 둔 기업을 운영하면서 16년간 법회 무결석을 지키기란 쉽지만은 않지만, 5년 전부터 월초기도 및 4축2재까지 무결석인 그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개봉교당 청년회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었고, 결국 고향으로 내려오게 됐죠. 한동안 폐인생활을 할 정도로 어려운 고비를 맞았는데, 대학생 때 지도교무였던 정천경 교무님이 교당에 나가라고 권하셨죠. 스스로 궁동교당을 찾아가게 됐고, 그렇게 16년째 법회 무결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일원가족을 이루기까지 가족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부모님 제를 교당에서 전 가족이 모시고 있고, 군 복무 중인 아들은 화천교당 법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교도 의무인 법회출석, 조석심고의 의무를 생활 속에서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그는 입교연원, 보은헌공의 의무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 원기97년부터 사회복지법인 삼동회를 통해 네팔 우물파기 운동을 후원했고, 올해는 네팔 룸비니학교 증축공사비로 천만원을 희사했다.

"원광대학교 재학시절 원심회에서 농촌 봉사활동을 갔는데, 그 때 많은 것을 느꼈고 그것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게 한 것 같습니다. 원기97년 교당에서 룸비니 동영상을 봤고, 매월 30만원이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우물파기를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고, 올해는 네팔 룸비니학교 증축공사비로 천만원을 후원했죠. 이 외에도 삼정원, 원불교환경연대, 중도원, 중앙교구 유지재단, 이리자선원, 동그라미플러스, 원광부송복지관에도 후원을 하고 있고, 원광대 원불교학과 진학생을 위한 장학금(원광고등학교)과 동절기 김장나눔, 연탄나눔 봉사, 사랑의 밥차 무료 급식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교당 봉공회장을 맡아온 그는, '육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중앙교구 아하데이 국수 10000그릇 나눔 행사의 육수는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100주년기념대회 마라톤 행사 육개장 나눔도 그의 몫이었다.
"교당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던 당시, 사정상 재무분과, 시설분과, 봉공회장까지 하게 됐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남자는 봉공회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죠. '금남'의 구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봉공회 활동을 하다보니 남자로서 할 역할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중앙교구 봉공회는 나눔축제에서 국수 나눔을 하고 있는데, 제가 육수를 책임지고 하고 있습니다. 교구 보은장터에서는 궁동교당 남자교도들이 설거지와 국수를 맡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 노하우를 통해 재료준비부터 육수 우리는 것까지 모두가 할 수 있도록 표준화 된 레시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00주년기념대회 마라톤 행사에서 육개장도 만들고 하다보니 중앙교구 3개 교당에서 남자교도들이 봉공회장을 맡고 있어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유)대산환경은 '맑고 밝고 깨끗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하는 시설물 종합관리 전문업체다. 청소용역, 시설경비업, 소독방역, 저수조청소, 시스템에어컨청소, 조경시설물관리 등의 사업을 시행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사회 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원기91년 설립된 대산환경은 직원 총 100여 명 중 80명이 취약계층이며 익산, 군산 시니어클럽 등 지역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한 취약계층, 고령자, 여성근로자들에게 근로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 청각장애인 보청기 지원, 연탄나눔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사회 환원도 진행하고 있죠.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었던 것은 교법을 통해 나눔 실천의 의지가 컸습니다."

3년 전 인산(仁山)이라는 법호를 수여받고, 입교연원의 의무에 더욱 책임감이 생겼다는 그. 다부진 얼굴로 말하는 그에게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지금까지 해왔던 법회출석, 조석심고, 보은헌공의 의무를 잘 지키면서 앞으로는 입교연원의 의무에 더욱 매진하고 싶습니다. 봉사, 사회활동으로 인연을 맺어서 교화로 이어지게 할 예정이며, 기관에서 일하는 잠자는 교도들을 교당에 다시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하려 합니다. 모두가 더불어 맑고 밝은 세상을 사는 것, 그것을 만드는 일이 저의 서원입니다."

[2017년 1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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