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일 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육환경, 교육기간만으로 한정 될 수 없어
물리적 환경 아닌 유기적 협력으로 대안 찾아야

원불교 교무를 배출하는 마지막 교육과정인 원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는 해마다 졸업생들이 교화현장으로 나가는 순간이 되면 피해갈 수 없는 점검 사항들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졸업생 개개인들의 교화현장 적응에 관한 내용이다. 이는 필수 점검 사항인 동시에 책임사항이기도 하다.

'교화현장에서 개개인들이 역량을 발휘하며 지내는가?' 혹은 '교육기관에서 책임질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이다. 다시 말해 교화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요소들의 원인을 교육기관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들인 만큼의 교육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약점으로 인해 지도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끌어안아야 한다. 이는 교육기관이 가지는 딜레마다.

그럼에도 현장의 민원을 기꺼이 끌어안아 논의하고 해결해보려는 이유는 교육기관이 가지고 있는 '교육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책임을 다하였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점검을 하려는 교육적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 및 교육자는 본질적으로 환경론자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교육은 1%의 변화 가능한 환경의 힘으로 99%의 주어진 조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제약을 극복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데 그 이상이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어진 조건이나 유전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개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환경의 힘에 의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고, 또 그러한 노력들이 교육이 가지는 이상이며, 교육 담당자의 기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화두에 의해 두 가지 인간적 질문 혹은 가치론적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두 번째는 '환경의 조작'이라는 수단이 그 목적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국어사전에서의 환경은 '생활체를 둘러싸고 있는 일체의 사물, 유기체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교육학 사전에서는 '환경이란 개인이 수용할 수 있는 자극, 즉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상, 힘, 조건을 뜻하며 내적인 환경과 외적인 환경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또 다른 교육학자는 환경요인을 구조적 요인과 기능적 요인으로 구별했다. 구조적 요인은 학생의 기질적인 영향을 지칭하고, 기능적 요인은 환경자극이 직접적으로 인간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말한다. 아주 극단적인 인간이 아닌 이상 환경의 힘을 벗어날 수는 없다.

한 인간의 기본 인지능력, 성적, 정의적 특성을 형성하는 데 미치는 힘은 환경과 유전이다. 유전적 형질이 이에 미칠 가능성은 이미 고정돼 있는 제약조건이고, 교육은 오히려 후자의 환경을 통해 주어진 제약조건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선지자적 노력이다.

교육의 전체 힘을 이 같은 환경이라고 과정하고 개념화해 보면 예비교무들의 교육환경 자체가 시·공간적 제약이 따르는 교육기간(학부4년, 대학원2년)에 한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 교육환경은 물리적 환경, 사회·경제적 지위로서의 환경, 개인이 지각한 지각환경, 실제 현존하는 압력과 개인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느냐의 작용환경으로 개념화해 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교육환경 요인 중에서 학생의 인지적 능력 및 정의적 특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정환경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교육환경에 대한 연구에서 도출한 공통된 결론이다. 교육기관에서 당면하는 딜레마 중 '책임소지'에 대한 부분은 예비교무들에게 모든 환경을 제공하는 큰 틀에서 껴안아야 할 과제이다.

교육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내용에는 비단 물리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예비교무들을 육성하는 각 교육기관에서 무엇을 성취하고, 무엇이 부족하며, 대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안적 해답을 찾으려는 유기적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과 시사를 얻고, 또 교육과정, 교수방법 및 교육환경에 어떤 개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사를 얻으려는 목적을 잊지 말아야겠다.

[2017년 1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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