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화청춘 동지님들이여 이 토굴을 구경하소.
이 토굴은 적적요요 본자연하여
희로애락도 끊어지고 시비고락도 끊어지고
부귀영화와 고관대작도
이 토굴에는 소용이 없네.


오직 구하는 것은 하나의 진리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가야 잘 가고 잘 올 것인가.
부처님 인도와 내 힘을 합하여
이 생명 마칠 때까지
뼈골이 녹고 등골에서 땀이 마를 새 없이
자나 깨나 적공 적공


자성토굴은 적적요요 본자연
생로병사 희로애락 시비고락 그대로
우주만물과 천태만상 그대로 그대로
-하략-


용타원 서대인(1914~2004) 종사,
출처 추모문집 〈202호 토굴가〉

수도원 202호 토굴에 드셨던 용타원 종사. 늘 기도하시고 생활하시는 모습은 그대로가 대종사의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말씀 하나 행동 하나가 가르침에 벗어난 바가 없었다. 그래서 향타원 박은국 종사는 "저렇게 배우셨구나. 요통이 있으신 중에도 뼈골이 녹고 등골에서 땀이 마를 새 없이 자나 깨나 적공하시어 마침내 대자유의 불과를 얻으신 스승님이시다. 그저 따르고 싶고 닮고 싶을 뿐이다"고 밝혔다.
202호 토굴에는 부귀영화 고관대작이 필요 없다. 일체만사가 나와 관계없는 일이므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말고 오직 자성 토굴에서 소요하다 고요히 잠들겠다는 기도뿐이었다. 염주 알 하나하나는 자성 토굴을 찾게 해주고 참으로 소중하고 은혜롭고 부처님을 만나게 하는 진정한 보배열매라 칭했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 그 토굴에선 어떤 보매 열매가 영글어 가는가?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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