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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생활…지금 여기에서
운명을 바꾸는 생활…지금 여기에서
  • 허정욱 교도
  • 승인 2017.12.15
  • 호수 18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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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밴드, 부정적인 생각 알아차리는 데 큰 도움 돼
생각이 바뀌면 행동과 습관도 바꿀 수 있어

얼마 전 법회 시간에 교무님이 말씀한 긍정 손목 밴드를 나도 요즘 사용하고 있다. 긍정 밴드란 부정적인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손목에 찬 밴드를 반대편 손목으로 바꾸어 끼우는 것으로 마음 속에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바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손목 밴드는 밴드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적당한 것을 구해서 손목에 차고 다니면서 내 마음을 챙기기만 하면 된다. 긍정 밴드를 사용하고 보니 평소 생활 속 수많은 경계를 대하면서 나도 모르게 대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찬 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했을까? 하나하나 헤아릴 수도 없을 만치 많지만, 경계를 대할 때마다, 부정적 생각이 일어날 때마다 밴드를 왼쪽 손목에서 오른쪽 손목으로 바꿔 차면서 대상을, 경계를 있는 그대로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면서 가벼이 몸을 움직여 보는데 허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내 몸은 왜 이리 뻣뻣할까.

요즘 더 심해진 것 같아 큰일이네. 순간 부정적인 생각이 일어남을 알아차리자 긍정마인드가 바로 생겨난다. 그래 몸은 좀 뻣뻣해도 아직까지 허리 안 아프고 잘 걸어다니니 다행 아닌가? 내 허리 이 정도면 양반이지 뭐. 앞으로 몸에 공을 더 들이고 시간 내서 관리하면 좀 나아지겠지. 곧바로 가슴 속 날씨가 맑아진다.

차를 타고 집 앞 골목에서 큰 길로 접어드는데 앞에 외제차가 굼뜬 운전을 하며 바쁜 출근길을 가로막는다. 최근에 외제차가 길거리마다 가득한데 신호도 잘 지키지 않고 운전도 제 멋대로 하는 외제차들이 많아 짜증이 인다.

"저놈의 외제차. 운전도 잘 못하는 주제에 돈 자랑하는 거야 뭐야."

순간 왼손의 밴드를 오른손에 갈아 끼우면서, 외제차 주인들이 특권의식을 지닌 것이 아니라, 그들이 특권의식이 있을 거란 지레짐작으로 내 안에 편견이 가득해 있음을 알아차린다. 마음은 바쁘지만 금방 짜증이 가라앉고 여유가 생겨남을 느낀다. 또한 지금 저 앞 사람이 운전을 잘 못하는 것도 그럴만한 일이 있어서일 것이다.

"아마 급한 전화를 하고 있는 중이겠지.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외제차는 제 갈 길을 가고 나도 내 갈 길을 간다. 시내 어느 거리를 지나는데, 한 남학생이 여학생과 다정하게 손을 잡고 가는 장면이 보인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벌써부터~ 저것들이 커서 뭐가 되려고. 공부를 저렇게 열심히 좀 해보지. 지들 부모는 저런 걸 알까." 어느새 또 대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고 밴드를 바꾸어 찬다.

눈 앞의 학생들을 보니 어느새 아들이 또 생각난다. 말수 없이 친구도 별로 없이 허구한 날 방안퉁수로 살고 있는 녀석이다. 도통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장 혈기 왕성해야 할 나이에 저래 살아서 어떻게 이 세상에서 취직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또 밴드를 바꿔 찬다. 그래 책을 읽든 놀러 다니든 게임을 하든 제 인생은 제가 알아서 하겠지. 언제까지 내가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뭐… 저도 다 생각이 있을 텐데, 아직 대학을 졸업한 것도 아닌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지. 부모 말 잘 듣고 속 안 썩이는 착한 효자 아들을 두고 괜한 걱정을 또 했다.

오늘 하루, 아직 일과 시작도 안했는데, 온갖 경계를 대할 때마다 부정적인 생각들은 수없이 생겨나 내 마음을 어둡고 답답하게 한다. 오늘 하루를 다 지내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또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게 될까? 교무님은 3주 동안 밴드를 바꾸지 않을 정도가 되면 수양이 다 된 거라 했는데, 마음을 챙기며 살다보면 언젠가는 하루 동안만이라도 밴드를 바꾸지 않고 살 날도 분명 있을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인생이 바뀐다고 했다. 손목에 찬 긍정 밴드 하나로 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운명을 바꾸는 생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중이다.

/광주교당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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