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작가가 광주 북구 삼각동 소풍갤러리에서 30일까지 특별기획 초대전을 열고 있다.

선 흐름 중시, 이은희 조각가
항상 그 자리에서 또 다른 나 발견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그의 작품은 한마디로 '지긋이 바라봄'이다. 작품 앞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대로 선정에 들기도 한다. 작품의 선을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스토리가 완성되는 조각가 이은희 교도(영광교당·조선대 미술대학 강사).

그가 광주 북구 삼각동 소풍갤러리에서 11월29일~12월30일 한 달간 특별기획 초대전을 열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작업해온 브론즈, 석조, 대리석, 테라코타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것이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당당한 자태에 편안한 표정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여인'(45×55×170)을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다. 보통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이 작품은 그가 대학교 4학년 때 완성한 대한민국미술제 수상작이다.

그는 "이 작품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지난번 불갑사 상사화축제 야외전시장에서도 멀리서 이 작품을 발견하고 발길을 해온 이들이 있었다. 뒷이야기지만 축제 평가회에서 나의 전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덕분에 상사화축제가 지역을 넘어 전라남도 문화 축제로 승격됐다"고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명제가 나를 찾아서, 또 다른 나, 항상 그 자리에, 삶의 근본, 마음공부, 바라보기, 옛 추억 등이다.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감사하고,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흩어졌던 마음도 본래 자리에 돌아온다. 작품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편안하고 당당하게 해나가니 보는 사람들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그가 작품마다에 스토리를 담는 것도 관객들과의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힘들 때면 위로가 되는 '삶의 근본', 턱을 괴고 가만히 나를 바라보게 하는 '나를 찾아서', 엄마와 나는 애초에 탯줄로 연결된 하나의 존재라는 '또 하나의 나',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산을 다양하게 형상화시킨 '항상 그 자리에' 시리즈 등이 전시장 가득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작품을 대하는 마음부터 재료며, 공정, 전시까지 기본에 충실하고 싶은 이은희 작가. 수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흙을 만지며 현재와 소통 중인 그가 아름다운 이유다.

[2017년 12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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