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소태산이 제시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은 결코 난해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소박한 상식에 가까웠다.

소태산은 "그대들에게 효도하고 불효할 직접 권능이 있는 며느리가 산 부처"라며 '진리적 종교의 신앙'을 처처불상 사사불공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실상사에 불공드리러 가는 노부부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다. 또 이적과 신통을 바라는 민중을 모아 저축조합과 방언공사로 이끌면서 "소비절약과 근로작업으로 자작자급하는 방법을 보아서 복록이 어디로부터 오는 근본을 알게 하기 위함"이라며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동정일여 영육쌍전으로 체험하도록 한 방법은 매우 비근(卑近)한 것들이었다.

이는 언근지원(言近旨遠)이었다. 불효하던 며느리는 다시없는 효부로 돌아섰고, 소태산의 이적(異蹟)을 따라 발심냈던 제자들은 백지혈인의 법인성사를 이뤄냈다. 소태산은 그제서야 말했다.

"내가 진작 이 불법의 진리를 알았으나 그대들의 정도가 아직 그 진리 분석에 못 미치는 바가 있고, 또는 불교가 이 나라에서 여러 백년 동안 천대를 받아 온 끝이라 누구를 막론하고 불교의 명칭을 가진 데에는 존경하는 뜻이 적게 된지라 열리지 못한 인심에 시대의 존경을 받지 못할까 하여, 짐짓 법의 사정 진위를 물론하고 오직 인심의 정도를 따라 순서 없는 교화로 한갓 발심 신앙에만 주력하여 왔거니와, 이제 그 근본적 진리를 발견하고 참다운 공부를 성취하여 일체 중생의 혜·복(慧福) 두 길을 인도하기로 하면 이 불법으로 주체를 삼아야 할 것이며, 뿐만아니라 불교는 장차 세계적 주교가 될 것이니라."

소태산이 정한 표어인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 동정일여 영육쌍전,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 진리적이고 사실적이란 우리의 삶과 생활이었다.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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