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 공동체는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3.1 독립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시기에 소태산은 어떤 결정을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써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도 다시 화두를 걸어보자. 먼저 그 시대의 흐름과 상황을 살펴보자.

법인기도는 원기4년(1919) 3월26일 결제하여 10월6일에 해제한다. 1919년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각 분야에서 일본의 무단통치를 받아오던 억압과 약탈로부터 저항하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났던 해이다. 3.1운동 이전의 소태산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원기2년 7월에 남자 수위단을 조직하고 8월에 저축조합을 창설한다.

원기3년, 저축 조합금으로 방언공사를 착수하여, 원기4년 3월에 준공한다. 그리고 방언공사가 마무리 될 즈음인 1919년 3월 1일에, 전국적으로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소태산은 독립만세 운동 소리가 들리자 "개벽을 재촉하는 상두 소리니, 바쁘다 어서 방언 마치고 기도 드리자"고 말했다.

소태산은 왜 기도가 급한 일이었을까? 소태산이 대각 이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시대를 진단하는 일이었다. 물질문명에 정신을 뺏긴 개인·가정·사회·국가가 모두 안정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본 것이다. 결국 소태산은 개벽운동으로 기도를 선택한 것이다. 왜 3.1운동에 함께 하지 않았을까! 여전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소태산은 기도 전 '사람의 마음이 곧 하늘이니, 순일한 마음으로 사심이 없게 되면 천지와 덕을 합하고 그 마음을 따라 모든 일이 성공이 된다는 것을 알린다. 마음에 사심이 없는 것이 곧 하늘 마음이요 성공을 보는 지름길인 것을 말하고 있다. 진리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과정이다.

둘째, 각자의 마음에 능히 천지를 감동할 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하늘이 곧 나이고 내가 곧 천지인 것이다. 진리는 나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주체성에 대한 확인이다.

셋째, 각자의 몸에 창생을 구원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의 축원문을 보면 물질에 끌리지 말고 물질을 사용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는 내용이 중심이다. 정신개벽을 내가 먼저 이루는 것이 기도문의 실현인 것이다.

넷째, 기도의 방법을 살피라는 것이다. 기도 중에는 몸과 마음의 청결을 우선하고 계문을 더욱 조심하게 했다. 기도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을 무엇보다 강조해 구인단원들에게 시계까지 마련해 줬다. 모든 생활에 절제와 정성이 함께 되는 것이 기도인 것을 알 수 있다.

소태산의 염원은 오직 내가 정신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 차려 창생을 제도할 책임을 부여받은 것이 소태산 공동체의 운명이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스스로를 구하면 세상도 구해지고 창생도 구해지는 것이다. 옛 성현들도 모두 지성으로 천지에 기도하여 역사를 이루셨다. 지극한 정성이어야만 요란함과 사심없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원래 마음이다. 원래 자리를 회복하는 운동이 바로 소태산 공동체가 해야 하는 운명이고 개벽운동이다. 소태산은 이 일에 책임을 맡은 성인이기에 기도를 선택하고 적공을 강조한 것이다.

/와룡산수련원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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