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통일 될 날을 묻거들랑
갑 자 을 축 진 사 오 미 손가락 꼽지 마시고
내 가슴에 뛰는 민족의 사랑이 흐르게 하라


누가 은혜로운 세상을 묻거들랑
내 앞에 있는 사람만 보지 말고
나의 손길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리라


누가 좋은 세상을 묻는다면
옆만 두리번 거리지 마시고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를 보리라.


설산 설윤환(1946-2016) 정사
출처 〈원불교 문학〉 창간호(1995년)


원기102년 한 해는 내게 좋은 세상이었던가? 다이어리를 넘기며 1월부터 굵직했던 일들을 헤아려 본다. '좋은 세상!' 달리 말하면 편안하고 행복한 한 해였는가? 행복하기 위해 얼마나 정성을 다해 그 일 그 일에 임했던가 되물어 본다.

행복하고 은혜로운 세상, 좋은 세상을 염원한다면 이 시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 가슴에 사랑이 흐르게 해야 한다. 또 나의 손길이 어디에 있고, 내가 서 있는 곳에 어떤 꽃이 피었는가를 보면 알게 된다.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곁으로 가라는 말처럼, 좋은 세상을 염원한다면 좋은 세상이 되는 요소들을 살피고 실천해 가면 된다. 실천하는 사람이 많을 때 은혜로운 세상, 행복한 세상, 좋은 세상이 펼쳐진다. 내 발아래가 낙원이게 하자.

/둔산교당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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