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나무〉 한창기 선생 추모
과거정리·어린이문화교육 조언

남도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이자 천연염색 명장인 한성호 교도(속명 광석)가 <뿌리 깊은 나무> 한창기 선생 열반 20주기 전시를 세상에 내놨다. 11월18일~12월3일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열린 추모 전시 '불휘 기픈 나무에 걸린 달 ㅅ·ㅣ미 기픈 물에 비친 달'은 한글 등 우리의 전통문화와 가치를 세상에 더 가까이 이끈 문화운동의 선구자였던 한창기 선생의 정신을 되살린 전시다.

전시는 그의 작품과 박노연 작가의 달항아리, 이종헌 작가의 옻칠이 어우러져 옛 것에의 향수와 고귀함을 불러왔다. 그는 "한창기 선생은 한글 가로쓰기나 '님'을 대중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등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시엔 완전히 틀을 깬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며 "그의 '뿌리 깊은 나무 문화시스템'이 20년이 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삼촌인 한창기 선생을 "내게 염색을 권했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원기83년 순천교당에 입교한 그는 최근 정도상 작가 등과 '구월회'로 활동하며 신앙에 다시 기지개를 켰다. 그는 "나라의 미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종교가 바로 원불교다"면서도 문화 및 교단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과거정리를 잘해야 지금의 나를 알고 내일의 나도 볼 수 있는데, 원불교는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잘 담아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및 서양의 것을 따라하는 데 급급한 면이 있다"면서 "100년 된 종교가 2천년 된 종교 행세를 하기보다는, 소중한 것을 지키며 좀 더 낮은 곳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우리 사회가 소득이 높아도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은 정신적·문화적 빈곤 때문이다"며 "어릴 때부터 문화교육을 받을 수 있게 교단이 이끌어야한다"고 직언했다.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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