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구 지음
시와에세이·값 10,000원

1985년 시집 <궁뜰 외할머니네 이야기>로 등단한 이원구 시인의 촛불 장편 서사 시집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됐다. 이 시인의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2016년 병신년 가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정유년 봄까지 천만 촛불 역사 현장의 전 과정을 낱낱이 형상화한 장편 서사 시집이다.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오후가 되면 촛불 광장으로 달려간 시인은 천만 촛불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생동감 있게 펼쳐냈다. 이 시집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촛불시민 혁명 주체인 시민대중과 함께 촛불의 감동을 나누고, 역사적인 순간의 가치를 후세에 길이 전하는 데 있다고 전제하면서 촛불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행동을 객관적 입장을 통해 생생하게 풀어냈다.

또한 촛불집회의 다양한 인물, 사건 배경을 역사, 신화적인 요소를 차용함으로써 촛불의 의미를 확대시켰으며, 촛불시민으로 참여한 민중들을 '변혁의 주체'라고 각인시켰다.

햇살 온 누리에 두루두루 미치는 나라/함박꽃 벙긋 웃으면 자잘한 제비꽃, 꽃다지, 냉이꽃/빙긋 입술 열리면서 광화문 광장의/작은 꽃밭에서 소년이 해맑게 미소 짓는/하늘과 땅이 넘나드는 훈훈한 나라/사람과 고양이, 나비와 민들레, 새와 여치도 함께 사는…중략. (26. 겨울밤 어루만지는 종소리 부분)

강상기 시인은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는 부조리한 사회를 척결하려는 민중의 불타는 의지를 먼 하늘 높이 날고 있는 독수리의 시각으로 그려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촛불의 고아장에 뛰어들어 생생한 그 역사의 현장을 누비는 기쁨이 도처에 번득이고 있다"며 "나는 이 시집을 정독한 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한 헌신한 모든 분들을 떠올리며 한참동안 먹먹한 채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양문규 시인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천만 촛불 현장의 전 과정을 낱낱이 형상화 했다. 이 시집을 접하는 독자는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주체는 만백성으로부터 생성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고 추천했다.

저자는 "이 시집의 주인공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다. 시민들은 모든 길이 통하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었다. 나는 광화문에서 고결한 빛이 한없이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며 "광장에서 촛불을 밝힌 시민들, 자유를 외치다가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이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밝혔다.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족문학교과서>를 편찬한 바 있는 이원구 시인은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시집 <개암나무 영혼은 뿌리로 내려가고>, <노랑부엉이들 부활하다>, 장편소설 <백년간의 비밀>, 수필집 <들꽃학교 문학시간>, <들꽃학교 노교사 교육희망을 보다> 등이 있다.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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