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주 종사의 편지 〈세계가 함께 보는 구슬〉.

소태산 대종사의 제자 가운데 이공주(九陀圓 李共珠, 1896-1991)는 대표적인 여걸 중 한 분이다. 여성 9인제자로, 원기9년(1924) 입교 후 원기12년(1927) 교단 최초의 교재 〈수양연구요론〉 출판을 비롯해 교단사의 크고 작은 곳에 정신·육신·물질 3방면으로 역할을 다했다.

원기15년(1930)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교단의 중심적 지도자의 한 분으로 원기76년(1991) 소태산대종사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생을 마쳤다. 그는 '법낭(法囊)'이라는 별호대로 대종사의 법문 수필에서부터 원불교 문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인물인데, 특히 뛰어난 역사의식으로 교단 관련자료를 철저하게 수집해 교단사 정리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한 이공주 종사에게는 편지라는 수집항목이 있었다. 일생을 통해 받은 교단인사들의 대표적인 편지를 추려 〈청하문총〉 제2권으로 엮었으니, 원기61년(1976) 편집위원회 편, 〈게계가 함께 보는 구슬〉(원불교출판사)로, 국판 양장 세로쓰기 451쪽이다.

구성은 책머리에 '소태산대종사의 편지 영인', '송도성종사의 편지 영인'을 싣고, 전권을 편지를 보낸 인물을 밝혀 정리하고 있다. 원기9년의 대종사 성필(聖筆)부터 정산종사 등 총 194인의 이름이 실려 있다. 교단사의 여러 주요사항을 품의하는 글, 안부를 전하는 글, 교화와 사업 간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 베풀어준 은혜에 감사하는 글 등 내용도 다양하다. 편지를 보낸 이들도 재가·출가를 가리지 않는데, 9인선진을 비롯한 초창기 교단의 인물이 남긴 소식을 살필 수 있는 유일한 자료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들을 통해서도 교단사의 큰 흐름을 살필 수 있다.

'후서'에서는 "우리 교단 초창기에 그 역사적 초석이 되어 준 여러 선진 가운데서도 구타원 이공주 법사의 존재는 그야말로 혜성적이라 할 만하다. 특히 소태산 대종사와 구타원 이공주의 해후, 그 만남은 광겁의 희유하고 지중한 법연이었던가, 만고일월(萬古日月)인 스승과 진리를 한꺼번에 얻게 된 구타원님의 그 기쁨과, 또한 그 때 대종사로 하여금 구만전정(九萬前程)에 이 혜성을 얻게 된 그 무한한 기쁨은 실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이었으리라.

이리하여 대종사께서는 이 뜻 깊은 만남을 통하여 '무가지보(無價之寶)'를 얻었노라 하시고 마침내는 '나의 법은 공주의 물건인가 하노라' 하여 불이(不二)와 불이(不離)의 신(信)을 일으키는 그 기틀을 이미 발현했던 것이다. 대종사께서 친히 지어주신 '공주'라는 이름 또한 저 '무가지보'에서 유래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무가지보! 그래서 그것을 〈세계가 함께 보는 구슬〉이라 이르는 것이다"고 했다.

/ 원광대 명예교수

[2017년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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