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2년(2017)이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갔다. 2017년은 무엇보다도 의식이 깨어있는 민중의 촛불이 부패무능한 보수정권을 무너트리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킨 뜻깊은 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고 5년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 초지일관하길 기도하며, 원기 103년(2018) 새해를 맞을 새 정신과 자세를 가다듬어야겠다.

대학 교수들은 2017년 한 해를 잘 표현할 만한 사자성어(四字成語)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뽑았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립 원광대 최경봉 교수는 "사견(邪見)과 사도(邪道)가 정법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 사회의 전반에 걸쳐 오랜된 관행으로 굳어진 제반 적폐를 청산해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 절대 다수의 지지속에 적폐 청산이 제대로 이뤄져서 대한민국이 공정하고 올바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2018년 새해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성주성지 수호를 위한 사무여한 평화결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주성지 뒷산 달마산 기슭에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임시배치가 되었으나, 종교성지를 지키고 평화를 추구하는 기도운동은 새해에도 간단없이 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드와 무관하게 원불교 교조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좌우보처불인 정산 송규 종사와 그 아우 주산 송도성 종사 형제가 탄생한 성주 소성리 성지는 원불교인들은 물론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인들이 찾는 성소(聖所)가 될 것이다.

원기 102년은 교단적으로 기념될 일이 많았다.

재가교도로 교화의 선봉에 서서 활동하는 원무(圓務)들이 창립 20주년을 기해 새롭게 서원을 세웠고, 대사회 봉공활동의 주역인 원불교 중앙봉공회가 창립 40주년 기념대회를 계기로 무아봉공의 실천을 거듭 다짐했다.

한국사회 여성운동의 선구자인 원불교 여성회가 20회 전국훈련을 맞아 더욱 힘차게 활동할 것을 결의했고, 사)아프리카어린이돕기 모임이 20주년 기념으로 아프리카 까풍아교당을 찾아 적극적인 후원을 실천했다.

또한 교단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원불교 100년 총람>이 발간되었고, 강원교구청이 신축되었으며, 태국 방콕에 교당을 신설하고 봉불식을 거행했다.

이외에도 대종사 서사극 전국 순회 공연, 독경대회, 에스페란토 국제선방, 원포털 개편, 교정원장과 함께하는 열린토론, 원불교 미래교화 컨퍼런스, 하단성적지 부산역사기념관 봉불, 제주교구 대법회, 모스크바·미주교구 현지인 국내 선 훈련, <원불교신문> 네이버와 뉴스제휴 기사 등재 등 다채로운 사업이 이뤄져 교단 발전에 기여했다. 

유감된 바는 일본 오까야마·치바법인을 되찾는 교단적 과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점이다. 실로 소태산 대종사 이하 역대 선진제위전에 송구할 따름이다.

[2017년 12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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