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무출신 낳은 인연의 땅

삼동유스클럽회원들과 함께 비로이삐아떼짜우 사원을 방문해 '2017삼동유스클럽캠프'를 진행했다. 두 종단의 문화교류와 미얀마 불교 수행체험이 이뤄졌다.

사단법인 삼동인터내셔널 정덕균 이사장과 관계자들이 미얀마를 방문해 지역개발사업과 대학생 장학지원 등 관련 활동을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2월13일~19일 미얀마를 방문한 삼동인터내셔널 관계자들은 그동안 시행해오던 지역개발사업과 의료지원사업, 장학사업 등의 현장방문과 함께 단위 사업 진행 교육 및 시설물 등의 운영비를 전달했다. 또한 미얀마삼동유스클럽 청년캠프를 열어 미얀마 인재양성에 힘을 모았다. 이번 방문에서 정덕균 이사장은 레겐스 마을에 도서관 신축지원 및 교육센터 운영비로 3000달러와 미얀마 로컬NGO단체인 MVCC에 운영비 600달러를 전달했으며, 삼동유스클럽 회원들에게 내년도 상반기 활동비를 지원했다.
 
교육과 자선으로 맺어진 인연들
미얀마의 구 수도인 양곤시에서 약 3시간 떨어진 에야와디주 다네퓨타운쉽(Danubyu). 이곳 대표사원인 비로이삐아떼짜우 사원에서 사)삼동인터내셔널 방문팀과 삼동유스클럽 청년회원들이 '2017삼동유스클럽캠프'를 열었다. 굳이 캠프 개최지를 이곳 사원으로 정한 이유는 원불교와 미얀마 남방불교의 문화교류와 미얀마 불교 수행체험의 목적에서다. 이곳은 의료지원 사업(원불교 100년성업의 후원. 저개발국가 아이들에게 무상 의료서비스로 희망을 전하는 'CURE100;Children's Hope Project 의료지원 사업·이하 큐어100사업)'을 실행한 인연지였다.
당시 다네퓨타운쉽 근방의 아이들 8명이 외과치료를 받았고 우리가 비로이삐아떼짜우 사원에 도착했을 때, 큐어100사업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은 일부 아이들 역시 올해 캠프에 참가해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장을 찾아온 한 아이는 왼쪽 엄지발가락이 주먹만큼 커 신발을 신을 수 없고 걷기도 불편했다고 한다. 그 아이는 "한국에서 교무님들이 아픈 나를 치료해 줬다. 늘 아프고 보기 싫은 내 발을 원망했었는데, 내게 새로운 삶을 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취재차 방문한 기자에게까지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그 모습에 얼마나 그 아이가 자신의 발을 원망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밝게 웃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아팠던 마음까지도 치유된 듯 보였다. 이 아이는 몇 번의 치료가 더 필요하지만, 점차 정상적인 모습을 찾고 있다. 큐어100사업은 종료된 상황이지만 삼동인터내셔널의 의료지원사업은 계속 진행중이며 체계적인 지원활동을 열어갈 계획이다.
이날 사원 안에서는 삼동유스클럽의 청년캠프가 진행됐다. 저녁식사 시간이 됐을 때 우리는 미얀마의 전통음식을 함께 만들었고, 이튿날 새벽에는 사원스님들에게 누룽지와 김치찌개를 공양했다. 이른 새벽 함께 남방불교의 좌선을 통해 아침을 맞이하고, 식후에는 사원의 도량 청소를 도맡아 했다. 프로그램 중에는 삼동유스클럽 회원들의 감사편지 쓰기 시간이 있었다.
편지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클럽회장 산유튠 교우의 편지다. 그가 편지를 쓴 대상자는 김명덕 전 이사장이었다. "산유튠이라는 내 이름은 부모님이 주신 이름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나를 부를 때 지금은 닥터 산유튠이라고 부른다. 닥터라는 이 이름은 김명덕 교무님이 주신 이름이다. 나를 의사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삼동유스클럽캠프는 원기97년부터 삼동인터내셔널이 지원한 미얀마 대학생 장학지원사업에서 시작됐다. 원기100년까지 1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이 이뤄졌으며, 이들 스스로 이룬 친목단체가 '삼동유스클럽'이다. 이들은 의사와 엔지니어 등 고학력을 갖춘 미얀마의 인재들로 앞으로 미얀마 교화에 큰 역할을 해낼 기대주들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활동비로 전달된 금액을 자체회의를 통해 생활이 어려운 미얀마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받은 은혜에 보은하겠다는 마음이 기특해 보였다. 산유튠 회장은 원불교의 출가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레겐스마을을 방문해 현재 진행중인 도서관건축 진행과정 내용을 듣고, 운영에 필요한 지원금을 전달했다.

남방불교 국가에서 원불교에 출가하다
다네퓨타운쉽에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사뚜 마을이 있다. 차를 타고 약 20여 분 이동 후 우리는 배를 타고 강을 거슬러 약 40분 정도 이동해 작은 시골 사뚜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올해 3월 원불교학과에 입학 예정인 원명심(본명 힝위이위이나잉) 교우의 고향이다. 미얀마에는 원불교 교당이 없다. 원불교 간판은 찾아볼 수 없는 땅이다. 그런데 어떻게 출가자가 나오게 됐을까.
원기99년 김명덕 전 이사장은 이곳에 한국협력재단(KOIKA) 단년도 사업으로 지역주민 자립구축사업을 진행했다. '카우뱅크사업(Cowbank project)' 프로젝트는 소를 키워 농사일을 하는 사뚜 마을에 무상으로 소를 지원해 주는 사업으로, 이들에게 선진가축사양기술을 전수했다. 원기100년 소 72마리를 지원해줬고, 이 소들이 증식해 25마리를 옆 마을에 공동 기부했던 일이 있었다. 사뚜 마을에서는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사뚜 마을에 가축산업기술 전수를 위한 학교를 세우고, 전북대 농·축산학과(삼동인터내셔널과 연계)에서 파견한 교육전문가들이 선진 가축사양기술에 대한 교육도 실행했다. 이 모습을 원명심 교우는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사뚜 마을 출신인 원 교우의 고모가 김 전 이사장이 사뚜 마을에서 사업을 벌이기까지 함께했던 남방불교의 스님이었다. 다네퓨타운쉽의 비로이삐아떼짜우 사원 주지스님도 원 교우의 큰아버지다. 원불교와 인연이 된 이 집안은 전통적인 남방불교 가족들이었고, 이들은 자신들의 마을을 새롭게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서원이 있었다. 그런 원 교우의 고모가 자신의 조카를 원불교에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주고 싶어 김 전 이사장에게 소개하게 됐던 것이다.
원 교우는 "원불교는 새 불교라고 알고 있다. 새 불교인 원불교는 생활을 떠나지 않는 종교이며, 사람들의 생활을 개척하는 교리가 있다. 나는 NGO 활동 같은 사회적인 개발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내가 원불교 전무출신으로 출가하게 되면 나뿐아니라 내 이웃을 위한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이 선택한 스스로의 삶의 계획을 들려줬다. 그는 한국에서 원광대학교 어학원을 다녔고, 라오스교당에서 김명덕 교무의 지도를 받으며 간사근무를 마쳤다. 그는 "할아버지(김명덕 교무)께서 대학 다닐 때 장학금도 주셨다. 우리 마을을 더 좋은 마을로 만들어 주셨고, 원불교에 출가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줘 너무 고맙고 꼭 보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최초의 전무출신인 만큼 한국에서 교육을 마치고 미얀마에 돌아와 원불교 교역자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무출신을 서원한 원명심(뒷줄 가운데)교우 가족.

농촌지역 중심 개발, 삼동인터내셔널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레겐스 마을이다. 이곳은 TV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에 어울릴만한 마을이다. 답답할 만큼 열대우림으로 가득한 공간에 차량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너비의 길, 야자수 잎을 엮어 만든 집은 원시적인 삶에 가깝게 보였다.
그런데 이런 마을에 도서관이 건축중이다. 2층 구조의 건축물에 231㎡ 정도 돼 보이는 연면적, 새로운 문명이 들어선 것이라 생각된다. 이날 삼동인터내셔널 정덕균 이사장은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지원금을 전달했다. 처음 도서관 신축시 삼동인터내셔널의 지원이 함께했고, 마을 주민들은 크게 감사하고 있었다. 마을주민 쏭라투씨는 "오늘 전해준 기부금이 한국에서는 큰 비용이 아니지만 우리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 우리가 오래 쓸 수 있는 튼튼한 도서관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의 말을 전했다.
그동안 사)삼동인터내셔널은 미얀마의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지역개발을 이뤄왔다. 다네퓨타운쉽을 중심으로 한 의료지원사업과 사뚜 마을의 카우뱅크사업 등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협력단체로부터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미얀마 지역개발 사업은 현재 미얀마 내에서 활발한 NGO활동단체로서 자리 잡았고, 아직 교당이 부재한 미얀마에 교화·교육·자선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삼동인터내셔널로 시작된 미얀마 활동은 앞으로의 교화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며, 동남아시아 교화의 롤모델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1873호/2018년1월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