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3년 새해가 밝은 것이 어저께 같은데 어느새 열흘이 훌쩍 지나갔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기가 화살과 같고 번개와 같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인 만큼, 그 어떤 누구라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과 결의로 새로운 출발을 했으리라 믿는다. 새해를 맞아 우주의 순환하는 법칙과 진리에 새삼 은혜를 발견하고 느낀다. 일년이 춘하추동 사계절로 바뀌고, 일월부터 십이월까지 열두 달이 있으며, 한달 삼십일, 일년 삼백육십오일의 시간이 정해져 있는 가운데, 생로병사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일생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모르겠다.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참으로 축복이요 은혜다. 지난해를 잘못 산 사람도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세상 누구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함부로 허무하게 탕진하며 값없이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은 꿈과 이상을 가져야 한다. 현실이 비록 팍팍하고 삭막할지라도 아름다운 꿈을 꾸어야 한다. 빈익빈 부익부의 자본주의 세상에서 가진 것 없는 그래서 보잘 것 없는 처지에 있다하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꿈을 꾸어야 한다. 그것이 만물의 영장인 인생이기 때문이다. 

새해 아침, 해뜨는 일출의 장관을 보기 위해 동해안으로 달려간 인파가 7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이 차량의 혼잡을 무릅쓰고 바닷가를 찾은 것은 단순히 일출의 광경을 보기 위함이 아닐 것이다. 응당 그들은 수평선 너머로부터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새해의 소망을 빌고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다짐했을 것이다. 새해에는 좀더 건강하기를, 좀더 행복하기를 빌었을 것이다. 자신과 가족은 물론 국가와 세계의 안녕과 평화를 기도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이 열린 지 30년이 지나 세계의 이목을 또 다시 집중케하는 큰 계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 북한을 초대해 남북대화와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세계를 향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북한 김정은에게 손을 내밀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북미관계의 초긴장 상태에서 평창올림픽이 북미관계나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를 빈다. 아울러 연일 드러나는 전직 대통령들을 둘러싼 부정과 비리, 의혹의 실상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검찰과 법원 등 사법부의 역할로 적패청산의 과제가 빠른 시일내에 말끔히 처리되어 공명정대한 사람이 국가 사회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 

교단도 새 종법사와 수위단원 선출의 중대한 일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17일 중앙총부에서 열리는 '수위단원 선거 규정'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제대로 진행돼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를 바란다. 이제는 개인도 국가도 세계도 교단도 모두 다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모두가 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새해를 허락해준 법신불 사은의 진리전에 깊은 은혜와 감사를 느낀다.

[2018년 1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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