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 / 원광대학교

대종사의 발심 주문 세 번째는 '일타동공 일타래 이타동공 이타래 삼타동공 삼타래 사타동공 사타래 (중략) 구타동공 구타래 십타동공 십타래'이다. 이 주문은 두 가지 입장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일(一)부터 십(十)까지의 수리적(數理的) 함의이고, 둘째는 '타(陀)'와 '래(來)'의 문자적·철학적 의미이다.

먼저 주문에 등장하는 일(一)·이(二)·삼(三)·사(四)·오(五)·육(六)·칠(七)·팔(八)·구(九)·십(十)을 하나에서 열까지의 수를 나열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주역>에서는 '그 수를 지극히 하여, 드디어 천하의 상(象)을 정하고'·'수를 지극히 하여 옴을 아는 것을 점(占)이라 하고'라 하여, 수가 역학(易學)의 진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고 했다. 

〈주역〉에서는 일에서 십까지 수를 천수(天數)와 지수(地數)로 구분하고 있다. 천수는 양수(陽數)이고, 지수는 음수(陰數)이기 때문에 천지의 수는 천도의 작용인 음양원리를 담고 있다. 또    〈정역〉에서는 '천지의 도수(度數)는 수가 십에서 그치는 것이다'라고 하여, 십까지 수가 진리를 온전히 표상한다고 했다. 
따라서 일부터 십까지는 진리를 표상하는 이수(理數)이기 때문에 이 주문의 일(一)에서 십(十)까지는 일원상의 진리와 사은의 진리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일원상의 진리와 수리(數理)는 다음 호에 설명하고자 한다.)

다음은 '일타동공 일타래…'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타(陀)와 래(來)의 문자적·철학적 의미이다. 타(陀)는 '비탈질 타'로 불리지만 그 의미는 범어(梵語) 'ta', 'dha'를 음역한 것으로 다라니(陀羅尼)·다라니주(陀羅尼呪)·가타(伽陀)·아미타(阿彌陀) 등 불타(佛陀)의 타(陀)이기 때문에 '법(法)·깨우침'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원불교에서 법은 법신불 일원상이기 때문에 일원상의 진리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래(來)는 목(木)과 인(人)+인(人)으로 사람들이 목도(木道, 神道)의 세계에 살아간다는 문자적 의미가 있고, 〈주역〉에서는 '신(神)으로써 옴을 알고 지(知)로써 감을 감추니·감(往)을 헤아리는 것은 순이고 옴(來)을 아는 것은 역이니'라고 하여, 왕래(往來)가 역도(易道)의 작용임을 알 수 있다. 

〈대종경〉에서는 천도품 4장의 성주(聖呪)에서 '거래각도무궁화'라고 하여, 왕래(往來)를 거래라 했으며, 전망품 2장 등에서 말씀한 래(來)도 왕래의 의미를 함축하는 것으로 일원상의 진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특히 동북아에서는 부처를 여래라고 하는데, 래(來)가 바로 여래의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이 주문의 타(陀)는 원불교에서 여자 교무나 교도의 법호(法號)에 사용되고 있다. 〈주역〉의 입장에서 보면, '일타원(一陀圓)'은 첫 번째로 일원상의 진리를 깨우친 사람이며, '동타원(東)'은 동쪽에서 일원상의 진리를 깨우친 사람이고, '정타원(正)'은 바름으로 일원상의 진리를 깨우친 사람으로 해석된다. 또 남자 교무나 교도의 법호에게 붙여진 산(山)은 팔괘에서 간괘(艮卦)를 상징하기 때문에 성인지도를 실천하는 군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18년 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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