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동천에 불끈 솟는 저 붉은 햇덩이를 
두 팔 벌여 한 아름 가슴에 안고서 
나도 저 힘찬 햇빛과 같이
뜨거운 피와 더운 정성을 솟구쳐 내어
삼강 팔조의 갓이 없고 다함이 없는 
대법을 체득하여서
내 마음의 요란과 무명과 
불의를 떨쳐 버리고서 
하루 속히 목적의 저 언덕에 이르도록까지 힘써 나아가리라.
이것이 나의 신춘의 맹서요 기원이니 
다시 바라건댄 
사은이시여, 거룩하신 위력을 베푸시와 
약한 저에게 구원을 주시고 
우리 회의 융성과 아울러
회우의 행복을 나리소서.

유성열 선진
출처 원기25년 <회보> 제62호, 신년호


새해 첫날, 어둠을 밝히는 신새벽의 붉은 햇덩이를 맞이하는 작가의 마음이 읽혀진다. 쉬지 않고 내달려 보겠다는 신앙 수행의 의지도 얼마나 간절한지.  
어둠을 밝히는 모든 존재는 신비를 넘어 경이롭다. 새롭게 한 해를 여는 그 아침, 고요한 가운데 힘차게 떠오르는 붉은 햇덩이. 왜 유독 그날의 해맞이는 특별한지 우리는 안다. 하지만 간절하게 준비된 마음에는 특별한 날이요, 마음에 새날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그 어떤 새로움을 만난다 해도 설렘이 없다. 나는 어떤 마음이었는가? 또 나의 새해 첫 기도문은 어떤 내용이었나. 통일, 평화, 가정 행복, 취직, 합격, 활기찬 교화, 건강 등 저마다 마음의 염원이 있다. 그 염원을 홀로 이뤄 갈 수도 있지만 사은님의 호념이 함께 할 때 더 쉽게, 더 은혜롭게 진행된다.

각자는 저 피안의 언덕에 이르도록까지, 우리 사회는 상생 화합의 길로 함께 나아가도록까지 '서원함'을 외쳐본다. 한편, 유성열 선진은 유산 유허일 대봉도의 아들로, 일본교화 유공인이다.

/둔산교당

[2018년 1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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