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혁 교무 / 충북교구장

대종사가 밝혀준 훈련법으로 기본 튼튼히 다져야
고해 헤매는 사람들에게 훈련법 알릴 책임 잊지 않길

덩! 덩! 덩! 총부의 아침 종소리는 어김없이 차가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잠에 취한 나를 깨웠다. 간사 생활을 하던 나는 망아지 마냥 총부와 익산 시내를 헤집고 다니느라 지쳐 그 종소리가 참으로 야속하게 들렸다.

일어나기 싫어 조금이라도 더 누워있다 일어나려는 나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인혁아!' 지금도 조금이라도 나태심이 나려하면 꼭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하다. 총부 대각전 추위는 참으로 매섭다. 얇은 옷을 걸치고 방석 하나 깔고 좌선을 한다고 앉아 있으면 칼바람을 맞으며 허허벌판을 달리는 것 같다. 그래도 출가를 했으니 선을 잘해야 도를 얻는다는 스승님들의 말씀에 추위를 잊기 위해 결가부좌를 하고 추위를 잊어보려 했다.

내가 간사 생활을 하던 시절 한 달 용금은 600원쯤이었다. 시내버스 타고 목욕탕 가서 목욕 한 번 하고 나면 거의 남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목욕은 냉수마찰로 대신하면서 돈을 쓰지 않는 것이 돈 버는 방법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 도를 얻는 지름길은 스승님들의 말씀을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소중히 받드는 것이라는 것을 스승님들로부터 배우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했다. 이런 생활이 내가 훗날 전무출신으로 살아가는 기본정신이 됐다.

간사 생활을 마치고 기숙사에 들어가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서원과 신심, 공심, 공부심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전무출신의 기본정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서원과 신심, 공심, 공부심이 장한 동지나 도반을 만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혈육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

'원불교는 어떤 종교인가?'라는 물음에 우리 교도들은 대부분 비슷한 답을 할 것이다. 모두가 부처님이니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는 마음으로 모두를 대하고, 어느 때나 선이요 어디나 선방이라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종교라고 설명을 할 것이다. 혹은 원불교는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는다'고 설명하기도 할 것이다. 아마 이러한 이야기가 원불교의 핵심이며 기본적인 사상이기 때문이다.

다시 '일원상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지금 대답하고 있는 교도들 가운데도 부처님이나 하나님 같은 특정 대상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한 해답은 교리도에 정확하게 나와 있다. '일원은 법신불이니 우주 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이며, 일체중생의 본성'이라고 말이다. 아직도 누군가는 깨쳐야 부처라고 강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우리 교도들은 '우리가 부처'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대종사는 그동안 부처님이 부처님으로 살지 못했으니 이제부터 부처님으로 사는 공부를 하라 했다. 더불어 그 공부 길을 훈련법으로 밝혀주는 자비까지 베풀어 주었다.

'훈련은 언제 어디서 합니까?'라고 물으면 여러 가지로 답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교당에서만 부처님이고 집에 가면 부처님이 아닌 것이 아니듯, 언제 어느 때고 부처님이니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으로 사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부처님으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그동안 살던 습관대로 개인의 욕심에 사로잡혀 사는지 점검하는 방법도 제시해 주고 있다. 일기를 통해 점검하고 교화단을 통해 서로 격려하고 점검해 주며 세밀히 공부하도록 했다.

부처님으로 살고자 한다면 부처님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고해에서 헤매는 사람이나 성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 자신의 인생을 한번 바꿔보고자 하는 사람은 종교를 초월하여 반드시 대종사가 밝혀준 정신개벽의 길, 자신 구원의 길인  원불교 훈련법으로 훈련을 받아야만 한다. 

원불교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훈련법을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은혜를 입은 우리 교도들은 재가출가를 막론하고 고해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들에게 이 훈련법을 일러줌과 동시에 훈련을 도와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올해는 모두가 부처로 사는 연습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 원불교인으로서 기본을 튼튼히 다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2018년 1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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