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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대담/ 교구자치의 두 시선, 교화 앞에 고민 깊어지다
개벽대담/ 교구자치의 두 시선, 교화 앞에 고민 깊어지다
  • 사회·정리=강법진 기자
  • 승인 2018.01.17
  • 호수 18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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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교정핵심정책은 '교화 성장'이 목표다. 8년 전, 교구자치제를 위한 교구법인 분리 역시 그러했다. 장기적 교화침체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각 교구에 맞는 교화와 행정을 통해 역동적인 원불교 100년대 기반을 확립하고자 교화권, 인사권, 행정권, 재산관리권 등을 교구로 분권시키기로 결의했다. 애초에 로드맵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대는 빠르게 변했고 예측하지 못한 세무당국과의 마찰이 심해지면서 1단계 사업인 교구법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교단의 고민이 깊어진 이유는 올해가 교단 변혁의 변곡점이라는 사실이다. 분리와 통합의 기로에 선 교구법인에 대해 교정원 기획실 이광규 교무(이하 이)와 다년간 교구법인 행정을 해온 서울교구사무국 양명일 교무(이하 양)의 의견을 들어봤다.
양명일 교무
양명일 교무

 

시대 맞춰 교단 행정 
변하지 않으면 충돌 불가피


문제해결 위한 적극성 필요
교화구조개선은 소통이 먼저

8년 전, 교구법인 분리에 대한 교화현장의 반응은 어땠나.

이= 교구법인 분리는 행정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교화현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 행정과 교화는 나눠 봐야 한다.
양= 동의한다. 8년간 8개 교구가 법인 분리를 하면서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은 재단법인 문제가 교화현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개념에 있어서도 법인 분리가 아니라 법인 독립이 맞다고 본다.
 

이= 당시 교단은 법인분리의 큰 그림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법인 설립을 희망하는 교구에 대해 승인해 주는 형태였다. 교구법인을 별도로 가져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교단 분파를 만들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오히려 천주교처럼 유지재단법인을 설립해서 수익이나 교구운영 지원을 위한 법인의 운영은 도움이 된다. 현시점에서 법인분리는 재고해야 한다.
양= 법인분리를 시작할 때에도 사무국장연대에서 재검토를 공식적으로 요구했었다. 그만큼 14개 교구의 형평성과 규모의 차이가 컸다. 중요한 것은 교구자치제가 법인 독립뿐 아니라 인사·행정권 등 갖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는데, 진척하지 못한 점이다.

법인분리 이후 변화된 점이 있다면.

이= 교구장 중심의 행정적 판단과 절차가 빨라졌다. 반면에 책임감이 커지고, 법인끼리 교산이 서로 넘나들지 못하는 단점이 생겼다. '재단법인 원불교'일 때는 가능했던 교산운영의 융통성이 법인분리로 인해 세무당국에 노출되면서 위축됐다. 효과적인 교단운영을 위해서는 법인 통합으로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양= 서울교구는 법인 행정의 신속성이나 탄력성 면에서 굉장히 좋아졌다. 교구상임위원회의를 거쳐 교산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어서 교화구조개선에 도움도 많이 받았다. 물론 교구와 교정원 간의 교산문제 충돌이 일어날 수는 있다. 그것은 입장 차이다.
 

이= 신속성이나 탄력성 부분에는 동의하지만 교구별 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다.
양= 그것은 일률적으로 교구법인 분리를 했기 때문이다. 서울교구의 경우는 법인행정에 재가교도를 동원할 수도 있지만 약세교구는 감당이 안 된다. 지금이라도 충분한 인력풀 양성을 위한 교육을 하고, 교구자치제 로드맵을 점검해 가야 한다.

이= 교정원 입장에서는 법인 분리로 인한 운영비용의 증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교화현장 교무들의 정서적 문제도 있다. 법인이 분리되면 이전과 달리 교당의 행정절차가 늘어나는 불편함이 생기고, 구성원 간에 한 식구라는 정서적 교감이 사라질 수 있다.
양= 교당 전입금이 문제이지, 개인의 불전헌공은 상관없다. 법인 문제를 시대에 따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연구하면 된다. 교금도 교구자치제에 맞춰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시대는 변해 가는데 교단 행정이 변하지 않으면 충돌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고민만 해왔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부딪혀야 한다. 
 

이= 교정원도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법인분리로 인해 그동안 지출이 필요 없던 증여세나 상속세 등이 부과됨으로써 오는 손실도 생각해야 한다. 
양= 다시 통합하더라도 또 분리하자는 의견이 없을 것인가. 결국 절충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격이 된다. 법인분리하면서 간과했던 부분이 있었고, 문제도 발생했다. 하지만 지자체를 통해 해결한 부분도 있다. 자세 문제다.

이= 규모가 큰 교구는 가능하지만 약세교구의 경우, 소규모 사회복지시설, 어린이집 등은 폐원 후 재개원이 상당히 힘들어진다. 결국 폐원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교당 임대사업에 있어서도 법인을 옮기면 세금혜택이 거의 없다. 교구로 추가 이전시 발생되는 비용이 백억 원 상당이다. 더 늘어나기 전에 통합하자는 것이 교정원의 입장이다.
양=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임대사업을 하지 않고 3년간 교화사업에 쓰면 된다. 경제적 손실은 있겠지만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통합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교구자치제의 방향을 살피자는 것이다.

이광규 교무
이광규 교무

교정원은 현장 불필요한 
비용 최소화 목적


교구법인 재통합하고 
교화자치권 강화에 노력해야

그럼에도 교구법인 분리에 대한 입장은.

이= 교화현장을 도와야 하는 교정원의 입장에서는 현장의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인은 통합해야 한다. 교구자치제를 위한 교정원의 고민은 교구법인 분리가 아니라 교화자치권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다.
양= 교구별 형평성을 존중한다면 획일적 방법이 아니라 시범적으로 시행해 보면서 검토해야 한다. 지금에 와서 일괄적으로 8개 교구법인을 모두 거둬들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교구편제도 적극적으로 부딪혀 봤으면 좋겠다.

교구자지체를 위한 교단 혁신과제는.

이= 조선불교혁신론을 통해 불법의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실현하고자 한 교조의 근본정신을 챙겨가는 것이 혁신이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대종사가 교단을 이루기 위해 기초를 다져왔던 일련의 과정을 돌아보며, 교구자치제도 교구를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규합하고 자립경제를 갖춘 다음 지역교화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순서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오고 싶은 교당이 돼야 한다.
양= 교역자제도를 가장 먼저 혁신해야 한다. 교단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모두 교역자제도 안에 귀속돼 있다. 

교구자치제 추진에 있어 현실적 어려움은.

이= 5·6급지 교당 구조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5·6급지 교당교무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 교정원은 교구자치제의 원만한 정착을 위한 교당(교화) 구조개선에 더 노력 중이다.
양= 교구자치제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려고 하는지 청사진, 로드맵이 없다. 이를 교구의 문제로 두지 말고 교정원과 교구가 함께 연구해서 로드맵을 만들어가자. 또한 교구장 임기 3년으로는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6년은 보장해야 한다.

교정원·교구·교화현장의 상생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양= 교화구조개선은 소통이 관건이다. 소통은 회의 절차 이전에 정서적 공감이 중요하다. 교정원에서 교단의 변화를 요구하는 부분이 있으면 중앙교의회나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충분히 여론을 수렴한 뒤에 정책 판단이나 움직임을 취했으면 한다.
이= 충분히 공감한다.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

재가교역자의 역할확대에 대해.

이= 재가교도에게 출가처럼 무아봉공하며 살라고 하는 건 어렵다. 다만 각 위원회에 참여해 전문적 식견을 충분히 피력해 주면 좋겠다. 그동안은 교무 위주의 교단운영이었다면 앞으로는 교도의 참여공간을 넓히고 서로 합력하는 교단으로 가야 한다. 
양= 서울교구는 파트타임으로라도 재가교도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어디든 인력풀 관리가 중요하다. 교단 4대를 앞두고 버려야 할 것들은 과감히 청산하고 새로운 교화구조로 나가야 한다. 

사진=정성헌 기자 jung@wonnews.co.kr

[2018년 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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