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기도 아닌 생령 위한 기도 일상화
월요일마다 단톡방에 법문 공유하는 재미

[원불교신문=허원공 교도] 지난해는 교도로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연초 교무님이 부임하자마자 총부 신년하례를 다녀오며 다짐했다. 매년 하던 2회 이상 교전 봉독, 아침기도, 일마다 불공하자는 종법사의 법문을 새기며 하나하나 정성을 다하기로 했다. 내 마음에 공들이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서 신바람 나고 오고 싶은 교당, 더 많은 교도들이 함께하는 교당 만들기에 정성을 다하자고 서원을 세웠다.  

또한 대연지구 재가교역자훈련을 통해 어둡고 침체된 교당분위기를 신나는 교당으로 만들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마음 한구석엔 예전의 교당 분위기를 생각하면 걱정도 됐지만, 법신불 사은이 우리에게 준 절호의 찬스이니 신바람 나는 교당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런 바람으로 시작한 지난 한 해는 도반들의 서원과 교무님의 합력으로 힘들지만 보람도 많았다. 지금은 다들 부러워하고 즐거움과 도향이 가득한 교당으로 변했고, 하면 된다는 믿음과 일당백의 합력이 훈훈함이 샘솟는 교당으로 만들어 놓았다. 

법회에 참석하는 나의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단순히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했던 과거와는 달리, 스스로 법회를 즐기고 공부하려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설교 내용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하나하나 마음에 담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의견도 개진하게 됐다. 회화와 감상담 발표도 서슴없이 하고 법회도 즐기면서 보게 됐다.

공동 유무념인 정전 사경은 현재 9회째에 접어들어 틈틈이 하고 있고, 처음에는 옮겨 쓰기 바빴던 내가 이제는 내용을 이해하고 대의를 파악하며 원불교를 체계적으로 알아가는 수준이 됐다. 그러다 보니 사경이 재미있고, 잡념을 제거하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멋진 유무념 공부가 됐다.  

나의 유무념은 교전 2회 이상 봉독하고 실천하기와 아침기도이다. 교전을 봉독함으로써 대종사의 가르침과 여러 선진들의 가르침을 체득하고 몸으로 실행하는 표준으로 삼고 있다. 대종사를 닮아가고자 노력하는 생활 속에서 나를 멈추고 돌아보게 되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주의심을 항상 챙기게 됐다. 또 하루의 무탈함과 법신불 사은의 은혜에 감사하고, 가족과 주위인연의 서원과 법신불 사은의 가르침을 실행에 옮기고자 노력한다. 

모든 것은 공들이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제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기도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생령과 회상을 위한 아침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처음에는 나 자신과 가족 위주의 기도였다면 이제는 주위와 모든 것에 감사하는 기도로 바뀌었다. 부족한 것은 기도로써 이루어질 때까지 정성으로 하라는 가르침을 새기며 오늘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또 다른 나의 재미는 월요일마다 단톡방에 법문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일요예회 때 들은 설교내용을 담거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 법문을 찾아내 해석한 뒤 연관된 법문을 찾아 도반들에게 짧은 법문메시지를 보낸다. 법문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참 소중한 시간이다.

처음으로 참가한 교리대학에서는 <정전>과 <대종경>을 공부하며 의두를 단련하고 해법을 찾아가는 공부법을 알게 됐다. <대종경>을 봉독할 때는 나의 이름으로 대종사를 만나듯 봉독하고, 스스로 문답하며 공부의 방법과 재미를 체득해 간다. 

지난해는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으면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못내 실천하지 못한 것도 많다.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고,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마음을 챙기라는 가르침을 위반하여 힘든 경계를 겪으면서 이 공부를 잠시 멈추는 고통도 있었다. 또한 일기기재와 교화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어쩌면 교도로서 행할 가장 중요한 본분과 공부를 실천하지 아니한 것이다. 심신작용처리건과 감각감상을 통해 시비이해와 일의 대소유무를 알아서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하지 못했다. 교도들이 즐기는 교당을 만들고자 했던 서원도 실현하지 못했다. 지난해 잘 실천하고 행한 것은 더욱 정진하고 공들이고, 잘 실행하지 못한 부분은 올해 조금씩 기필코 행하리라 서원해 본다. 

/부산울산교구 문현교당

[2018년 1월 2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