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성 교도

종교인, 사회를 낙원으로 만들어가는 주인공
아는 것을 써먹어야 진정한 내 것이 된다

[원불교신문=허인성 교도] 그 옛적 손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하지 않으며, 적을 모르나 나라도 안다면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으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백번을 싸워도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고 하였다. 이는 병가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문구이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현재 정의 구현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드러나는 사회악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결국 제대로 갈 것으로 본다. 

국제적으로는 힘의 논리가 우세하여 국제 정세가 시끄럽다. 곳곳에 테러와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은 올림픽으로 인해 평화분위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 달 전만 해도 북핵 미사일로 인해 불안한 하루가 계속 됐다.

경제 측면에서 보면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무한 경쟁으로 사업가, 직장인들도 힘들어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반칙을 서슴치 않고, 투기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는 동안 사회는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위협과 기회가 공존한 현 시대에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한쪽의 입맛에 재단됐던 암흑기를 거쳐 다양한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내 마음 같지 않으며, 너무도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이제 나 자신을 돌아보자. 나의 꿈은 무엇이었던가. 나는 지금 그 꿈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의 가치관은 어떠한가. 나는 정직하게 살고 있는가. 나의 능력은 얼마나 되는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는 그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내 꿈을 위해 쓸 수 있는 나의 자원은 얼마나 되는가. 내가 가지지 않았더라도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얼마나 되는가. 자신 있게 답을 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그 행복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그 행복을 잘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내 주변의 상황과 더불어 내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해서 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백번을 싸워도 싸울 때마다 이길지 질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살기 위해서는 내 길을 찾고, 잘 준비해, 꾸준히 걸어가야 한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 원하는 것이 없다면 행복도 없다. 그러니 내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누구의 강요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발심이 있어야 한다. 서원이 되었든 개인적인 목표가 되었든 발심이 되지 않고서야 나머지는 언젠가는 무너질 허상일 뿐이다.

발심도 발심 나름이다. 나 혼자만, 내 가족만, 내 회사만 잘 살고자 하는 발심은 오래 못 간다. 나 혼자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 같이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된다. 그 해법이 종교에 있다. 그래서 종교인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종교인이야말로 이 사회를 지탱하고, 낙원으로 만들어가는 주인공이 아닐까?

손자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을 최상이라 했다.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만, 내가 가진 것이 많아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다. 굳이 싸우지 않아도, 경쟁하지 않아도 행복해지는 방법이 널려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 있다고 내 것이 아니다. 아는 것을 써먹어야 진정한 내 것이 된다. 

원기103년이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나의 길은 찾았는가. 준비는 잘 하였는가. 꾸준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돌아볼 시간이다.

/정릉교당

[2018년 2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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