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선방에서는 단전주선을 통해 체험되는 다양한 현상들을 세밀하게 점검하며, 정전 좌선법에 근거하여 수승화강과 식망현진의 공부길을 체계적으로 문답한다.

[원불교신문=안세명 기자] "있는 그대로 진실하니 여여하다(tathta)." 신현교당 여여선방(如如禪房)은 공부인들의 일상에서 본래 갖추고 있는 청정심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禪)이 즐겁고, 몸이 건강해지며, 마음이 편안해지니 자신과 가정의 문제까지 해결되는 단전주(丹田住)의 공덕은 선객들이 경험한 한결같은 체험이다. 더함도 덜함도 없는 여여한 성품 그대로를 살려내는 신현교당이다.

〈정전〉 좌선법 그대로 공부하자

"선을 특별하다 생각하는 그 마음이 공부를 더 어렵게 한다."
육관응 교무는 "소태산께서는 원불교 〈정전〉 좌선법에 '좌선의 방법은 극히 간단하고 편이하여 아무라도 행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공부길은 교전에 있다. 단전주 수행 또한 결국 삼대력(三大力)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고 말한 후 단전주선이 무시선으로 이어지는 경로임을 분명히 했다.

육 교무는 "오랜 방황 끝에 〈원불교교전〉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며 "다시 접한 교전 속 스승님 말씀을 대조해 보니, 결국은 이것인데, 너무 멀리 돌아왔음을 알게 됐고, 깊은 회향의 시간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교법 그대로 수행하니 무엇이 좋고 나쁘고, 높다 낮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사라지고, 누구나 대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선법이 가까이 있음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육 교무의 철저한 각성은 선방을 찾는 이들에게 각자의 다양한 특성을 온전히 인정하게 했고, 공부길 점검도 사실적이고, 분명해 깊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단전주선은 오직 체험으로 말한다

여여선방의 프로그램은 매우 간단하다. 10분간 단전주선을 하고, 출정 후 몸을 풀며, 지도인과 문답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왜 10분 선인가?"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7분을 넘어가면 대개 집중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효과적인 집중의 힘을 키우기 위해 10분 단위로 선정에 든다. 이러한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선정(禪定)의 힘이 확장되고, 성취감과 재미까지 생기니, 가정과 직장에서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자력을 갖추게 한다.

수행 방법 또한 평이하다. 〈정전〉 단전주의 원리인 "대범, 좌선이라 함은 마음을 일경(一境)에 주하여 모든 생각을 제거함이 예로부터의 통례이니,(중략)마음을 단전에 주한즉 생각이 잘 동하지 아니하고 기운도 잘 내리게 되어 안정을 쉽게 얻는다"는 표준에 근거해 각자의 단전에 마음을 주할 뿐이다.

이때 집중하는 마음은 하나의 씨앗이 된다. 처음에는 표면에 머물던 의식이 인체 깊숙이 기운으로 어리게 된다. 또한 부처님의 수인(手印) 중 엄지와 검지를 살짝 마주하는 중품상생인을 응용한 것과 상품상생인, 선정인(禪定印)을 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운을 순환하게 하며, 단전을 뜨겁게 하는 것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러한 손동작은 몸에 기혈을 관통하면서 차가워진 단전 밭을 훈훈하게 데워주고, 마음을 집중하는 데 용이하다. 마치 차가운 밭에는 곡식이 자라지 않듯, 단전에 마음을 집주하면 기운이 자리하는데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김원화 교도는 "처음엔 길고 지루했던 10분이 이제는 오랜 시간 선을 해도 너무나 짧게 느껴진다"며 "매순간 단전주를 챙기게 되니 글자로만 알았던 무시선 공부가 조금씩 이해되면서, 오랫동안 앓았던 몸의 지병들까지 사라졌다"고 좌선이 주는 공덕의 놀라움을 전했다.

김인명 교도는 "선을 통해 마음과 몸이 함께 치유되니 즐겁고 행복하다. 무엇보다 성격이 밝아지면서 부부간에도 여유가 생겼다. 이러니 선방을 지속적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가족의 평화가 가장 큰 소득임을 손꼽았다.

한걸음 더 들어가 본 여여선방

여여선방에서 진행되는 문답공부는 이러하다.

문) 단전주로 '물기운이 오르고 불기운이 내린다'는 수승화강(水昇火降)에 대한 공부는 이해가 잘 되는데, '망념이 쉬면 진성이 나타난다'는 '식망현진(息妄顯眞)'은 어떻게 지도하나요?
답) 몸공부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살아있기에 자연스럽게 망념이 일어나는 법이니, 성가시게 여기지 말고, 눈을 잠깐 떴다가 다시 감는 방법도 좋으며, 강물에 꽃잎 하나 흘려보내듯 편안히 다루면 진성(眞性)을 얻게 된다.

문) 단전주 수행은 특별한 기법이 필요하나요?
답) 특별한 기법이 필요치 않다.  〈정전〉 좌선의 방법에서 밝힌 것처럼 "극히 간단하고 편이하여 아무라도 할 수 있다"는 평범 속에서 단전에 마음 주하기를 잊지 않고 꾸준히 하면 된다.

문) 더 자세한 수행법을 알고 싶습니다.
답) 좌복을 두텁게 쌓아 올리지 말고, 그대로 편 상태에서 앉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앉는 자세는 편안해야 한다. 반가부좌, 결가부좌, 평좌가 있으나 무릎과 골반이 평평하게 반좌(盤坐)해야 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 다음 단전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음을 단전에 주하면 생각이 잘 동하지 않고 기운도 잘 내리게 된다. 이외에도 입은 다물고, 수마가 있을 때 눈을 뜨고, 망념을 성가시게 여기고 낙망하지 말라. 이렇게 공들이다 보면 그동안 책으로만 보고 말로만 듣던 현상들이 일어난다. 자신의 몸이 에너지체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신기한 자취와 이상한 기틀에 매이지 않고 간과하다 보면 상승된 의식흐름을 체험하게 된다.

신현교당은 매주 수요일, 토요일 선방을 통해 수행공동체로서의 유대감과 공부 열정이 증진되고 있다.

수행자들에겐 음식문화가 선결돼야

'무엇을 먹느냐'는 수행자에게 매우 중요한 수련이다. 소식을 해도 영양을 고려해야 하며, 정갈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몸과 마음을 깨워 줄 소박한 식문화가 필요하다.

〈명심보감〉 경행록에 "음식이 담박하면 정신이 상쾌하고, 마음이 맑으면 잠을 자도 편안하다"하다 말했고, 〈산거사요〉에는 "몸이 한가한 것은 마음이 한가한 것만 못하고, 약으로 보하는 것은 음식으로 보하는 것만 못하다"는 구절이 있듯이 음식은 수행자의 몸의 에너지 순환과 신진대사를 유지하는데 절대적인 요소임이 분명하다.

육 교무는 "대종사께서도 도가의 음식을 담박함에 두었다"며, "간소한 식사라야 하며, 소화흡수가 잘되는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취하고, 뜨거운 음식을 피하며, 식혀서 먹어야 하고,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과식을 금하고 오랫동안 저작(咀嚼)해 먹어야 한다"고 조절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불교 선법, 대중화에 자신 있다

여여선방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열린다. 수요일은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대종경〉 공부와 신앙·수행 점검을 통한 선체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선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개방돼 있어, 오롯이 단전주선에 집중할 수 있다.

단전주선은 원불교 선법을 통해 각 교당에서 '수행공동체'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매우 요긴한 법이다. 교당 자체 훈련에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법회시간 입정에 들더라도 단전에 집중한다면 에너지의 흐름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몸과 의식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단전주는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타 선법에 비해 탁월하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 육근동작에 순서를 얻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몸이 건강해지는 등 좌선의 공덕이 현실적으로 증명된다면, 누가 권하지 않아도 선방에 입문하고 싶을 것이다.

육 교무는 "모든 선 프로그램은 그 나름의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공부인들의 다양한 경험을 일정한 기준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관심과 격려의 풍토조성이 선행돼야 함을 주문했다. 
신현교당 여여선방의 쉼 없는 단전주 수행은 원불교 선법 대중화에 밀알이 되고 있다.

[2018년 2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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