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인 교도

[원불교신문=이혜인 교도] 원기81년 정인성 원무가 황직평 원로교무의 지도를 받으며 부산해운대 자택에서 시작한 마음공부방이 '방언회'다. 그때 멤버였던 사람 중에 교사들이 이번 겨울방학을 맞이해 교사직무연수를 개설했다. 4박5일 동안 하루 6시간씩 총 30시간 직무연수를 진행했다. 2학점을 배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연수가 있기까지 과정을 돌아보니 일이 되는 이치란 결국 한 마음 나고 내는 것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번 연수를 만들어 낸 교사들이 그렇다. 마음공부가 좋아서 매주 빠짐없이 10여 년을 공부해 오면서 자신의 변화가 얼마나 놀라운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믿음 또한 그만큼 강렬하고 깊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힘으로 공부방도 꾸준하게 늘어 10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 원기101년 봄에 오피스텔을 하나 빌려 '더마음 연구소'를 차렸다. 더마음 연구소는 마음에 뭔가 꽂힌 사람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설렘이자 하나의 희망 같은 것이다. 이번 연수는 이런 설렘을 구현하기 위해 더마음 연구소 공부방 단장들이 모여 기획했다. 

'자유로운 삶을 위한 마음사용법 실습' 지금 봐도 제목이 멋지다. 멋진 제목만큼 교사직무연수도 멋지게 끝났다. 처음 연수를 기획할 때는 몇 명이나 이 제목에 이끌려 참석할까 걱정도 많았다. 그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이 제목으로 연수를 기획한 우리가 참 신기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가 공부하면서 느꼈던 그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경계들을 통해 얻은 행복과 자유로움을 우리가 근무하는 학교현장 동료들과 같이 나누고 싶은 그 마음에서였다. 또한 생기를 잃어가는 학교현장을 살리는 일은 마음공부 말고는 달리 답이 없다는 야무진 꿈을 꾸면서 준비했다.

정성밖에 없었다. 정성이면 된다고 서로 격려하면서 시작했다. 설레고 신나게 준비하다 보니 일도 척척 진행이 잘 됐다. 공부방 단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육과정을 짰다. 원리강의, 마음사용법, 지금 내 마음과 만나기, 서로의 마음 비춰보기, 마음공부의 실제, 분반 문답감정, 교사학생사례발표, 음악명상, 배내봉명상 등 그동안 해왔던 마음공부 훈련 경험들을 이리저리 짜맞춰 가면서 조금은 들뜨기도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마음공부가 학교 교사들에게 공식적으로 홍보되고 인가받고 학점으로까지 연결되는 장이 펼쳐진 것이다. 5일 동안 진행되는 실험적인 구성들은 각 프로그램마다 즐겁고 의미가 있었다. 음악명상에서 마음이 터지는 교사도 있었고, 배내봉 명상에서 엄마 품에 안긴 자신을 만난 교사도 있었다.

'지금 내 마음과 만나기' 시간에는 두통으로 괴로운 교사가 직접 내담자가 되어 실습을 했는데 깊은 울림이 있었다. 지금 내가 만나는 이 경계들은 꼭 나와 함께 해야 되는 이유들이 필요했었구나. 경계를 없애고 밀어내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들을 내가 만들어 왔던가를 새삼 또 느끼게 했다. 전체 감상담 시간에 이 연수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들을 들으면서 기쁘고 힘도 났다.

이번 연수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마음공부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왜 이런 연수를 하는가. 

결국은 교법에 대한 체험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남 먼저 인연이 닿아 마음공부를 하게 됐고, 그 공부로 인해 내 삶이 변하고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이 공부해보자. 참 좋다'라고 누구에게나 선뜻 권할 수 있는 마음이 살아나게 하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마음공부였다. 원불교의 트레이드마크 마음공부가 전 교당 전 교도들에게 다시 불붙기를 바란다. 교화는 결국 자신의 변화만큼만 되는 것이라 믿는다.   

"나에게 한 권의 경전이 있으니 지묵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한 글자도 없으나 항상 광명을 나툰다 하였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정전> 의두요목 20장) 항상 광명을 나투고 있는 그것을 우리는 지금 '열공'하는 중이다. 

/서면교당

[2018년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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