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허 교무

[원불교신문=오선허 교무] 요즘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한류열풍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와 관심을 받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한국사를 소재로 한 사극들은 한국적 문화와 스토리로 한류의 위력을 높이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제강점기는 최근 몇 년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가 되고 있다. '암살', '아가씨', '밀정', '동주', '군함도', '덕혜옹주', '박열' 등이 그렇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바로 소태산 대종사와 그 제자들의 시대라는 점이다. 나는 위의 영화들을 보면서 자주 생각하곤 했다. 대종사는 그 때에 어디서 무얼 하셨더라. 영화에 나오는 저 인물들은 대종사와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대종사와 영화의 배경이 오버랩 되면서 눈앞에 그때의 풍경이 그려진다. 천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존의 노대종교들이 누릴 수 없는 원불교만의 특권이라면 특권일 것이다. 교조가 살아간 시대를 굉장히 세밀하게 영상과 스토리를 통해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장점은 문화적 감수성이 높은 요즘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스토리를 접하고, 그 스토리를 SNS를 통해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대종사의 이야기를 기존의 영상 콘텐츠와 잘 접목시켜 창의적으로 풀어낸다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 탄생할 수도 있다. 

첫째는 대종사 생애의 긍정적 이미지이다. 잘 알다시피, 일제강점기는 민족의 암흑기였다. 이를 배경으로 한 위의 영화들은 대부분 부정적이거나 암울하기 마련이다. 
그에 비해, 대종사의 생애는 그 얼마나 감동적이고 희망을 품게 하는가. 대종사의 제자인 팔산 김광선의 찬탄(〈대종경〉 실시품 47장)과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의 칭찬(〈대종경〉 실시품 45장)이 이것을 대변한다.

둘째는 생사를 초월하여 영생을 인도하는 교법의 위력이다. 최근 흥행돌풍의 주역이 된 '신과 함께' 나 드라마 '도깨비', '화유기' 등은 다생겁래를 통한 무한히 생을 반복한다는 불교적 세계관이 들어가 있다. 이것은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대중들의 마음속에 단생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반증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유튜브에서 한국사 강의로 명성을 떨친 '설민석'이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강의가 기존의 역사가들과 차별되는 점은 감성적이고 실감나는 전달을 아주 잘한다는 것이다. 본래 연극영화학을 전공한 설 강사는 사극 소재의 영화가 나오면 영화의 역사적 배경을 쉽고 재미있게 잘 풀어준다. 그 점이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원불교도 이러한 창의적 작업을 해야 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와 대종사의 이야기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부디, 이야기의 보고인 원불교 역사와 대종사의 일대기를 통해 청소년들의 미래를 일깨우고 향도하는 원불교의 스타교무들이 하나둘씩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남중교당

[2018년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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