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신은경 교무] FIFA 랭킹 112위. 늘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하는 나라. 그러나 축구를 향한 사랑은 그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나라, 베트남이 지난 AFC U-23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마치 우리나라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했을 때 모습을 재현한 듯 보였다.

1962년 베트남 축구 연맹 창립 이래 최초로 국제대회 최고 성적을 이뤄낸 그날, 베트남 전체가 들썩였다. 베트남 국민들이 축구열기로 하나가 된 현장 그 뒤엔 박항서 축구감독이 있었다. 

그는 현재 베트남에서 '박항서 매직'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잘생긴 한류스타들을 제치고 "박항서 LOVE"를 외치며 그를 국민영웅으로 추대했다. 한국에서는 선수로서도 지도자로서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그가 어떻게 베트남의 영웅이 되었을까? 한 인터뷰에서 그는 "솔직히 한국축구에서는 거의 퇴출당한 상태였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던 내게 기회를 준 베트남에게 감사하다. 그러나 내 속은 대한민국이다. 때문에 더욱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베트남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축구 약체인 베트남을 준우승까지 올려놓은 결정적 무기는 바로 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베트남 선수들은 이겨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항상 주눅이 들어있고, 스스로를 낮추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보고 늘 자신감을 심어주고 긍지와 자부심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했다고 한다. 그러한 긍정적 에너지가 선수와 감독 사이에 통했고, 결국 국제대회 최고의 성적을 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대산종사 말씀하시기를 "계룡산 상봉은 뒤에 뭇 봉우리가 버티어 감히 넘어트릴 수 없듯이 사람도 배경이 있어야 걱정이 없나니, 누가 '당신의 배경이 무엇이오' 하고 묻는다면 그대들은 자신 있게 '법신불 사은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느니라. 사은 전체가 배경이 되어 나를 지켜 주시니 천하에 겁낼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여래가 되고 회상의 기점이 되어야 이 회상이 어떠한 경우를 당해도 일어나고 또 일어날 수 있나니, 그대들은 이 회상에 천하를 대표하는 내가 있어 걱정 없고 든든하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살아가도록 하라."(〈대산종사법어〉 공심편 29장)

원불교 교도 현황을 보면 현재 한국사회에 원불교의 대외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교화현황은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청소년 교화는 어렵고도 먼길이다. 아이들에게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고 말을 할 때면 하나같이 "애들이 원불교를 몰라요, 다 교회 다녀요"라고 대답한다. 

그렇다. 지금도 길을 가다 원불교를 물으면 50%가 알까 말까이다. 국제축구대회에서 베트남의 전적을 묻는 것과 비등하다 할까. 그러나 나에게는 법신불 사은이라는 어마한 배경이 있고 원불교 교도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바로 대종사님의 전법사도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박항서 매직'이라는 힘을 발휘하여 베트남 축구의 기적을 만들었듯이 우리도 '일원상 매직'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정신적 지도자들이 무한히 배출되기를 염원해본다. 

/광주교당

[2018년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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