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원불교의 사은과 〈주역〉의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입장에서 사덕(四德)을 이해해야한다.

'중천건괘' 문언에서는 천도인 원형이정(元亨利貞) 사상(四象)이 내재화되어 인예의지(仁禮義知)가 되었다고 하고, 또 단사(彖辭)에서는 "건도(乾道)가 변화함에 각각 성명(性命)을 바르게 하나니"라 하여, 인간 본성을 '성(性)'과 '명(命)'의 구조로 논하고 있다.

'설괘'에서도 "옛날에 성인이 〈주역〉을 지은 목적이 군자로 하여금 성명의 이치에 순응하게 하고자 함이니"라고 하여, 성명지리가 군자의 본성임을 밝히고 있다. 즉, 인간 본성인 인예의지 사덕은 성명의 구조임을 알 수 있다. 

'계사상'에서는 "한번은 음으로 작용하고 한번은 양으로 작용하는 것을 일러서 도라 하고, 이것을 이은 것이 선이고, 이것을 이룬 것이 성이다. 어진 자가 보면 인(仁)이라 하고 지혜로운 자가 보면 지(智)라고 한다"라 하여, 성(性)의 내용이 인과 지라 하였고, 〈중용〉에서도 "자신을 완성시키는 것은 인(仁)이고 사물을 완성시키는 것은 지이니, 성의 덕으로 내외를 합하는 도이다"라고 하여, 인과 지가 성임을 논하고 있다.

또 〈서경〉에서는 "의(義)로써 사물을 다스리고, 예(禮)로써 마음을 다스린다"라 하고, '중지곤괘'에서는 "경(敬)으로 안을 바르게 하고 의로써 밖을 바르게 하면 경과 의가 바르게 서고 덕이 외롭지 않는다"라고 하여, 예(禮=敬)는 내면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고, 의는 밖의 사물을 다스리는 것으로 군자의 행동원리임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인과 지는 성이고, 그것을 자각하여 실천하는 예와 의는 명이 되는 것이다. 또 '설괘' 제1장에서는 '이치를 궁구하고 성을 다하여 명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 성과 명을 체용(體用)의 관계로 논하고 있다. 

이상에서 내용을 종합하면, 성과 명은 체용의 관계로 인·지가 본체이고 예·의가 작용이며, 또 인과 예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 체용의 관계이고, 지와 의는 사물을 다스리는 것에서 체용의 관계라 하겠다.

한편 〈대종경〉 변의품 23장에서는 사은에 대하여 "항렬(行列)로서 말하자면, 천지·부모는 부모 항이요, 동포·법률은 형제 항이라 그러므로 하감·응감으로서 구분하였나니라"라고 하여, 〈주역〉에서 인·지가 성이고, 예·의가 명으로 서로 체용의 관계이듯이 사은도 같은 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즉, 천지와 부모는 부모 항으로 본체적 입장(性)에서 하감(下鑑)하고, 동포와 법률은 형제 항으로 작용의 입장(命)에서 응감(應鑑)한다고 하였다.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원광대학교

[2018년 2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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