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대책 획기적 전환 요청돼
신축모금, 임대정양시설 논의

퇴임원로를 위한 1일 훈련이 교정원 공익복지부 주관으로 매년 중앙중도훈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퇴임원로들의 정양문제는 전무출신 사기와도 관련이 깊다.

퇴임원로 공동주거공간인 정양기관 숙소가 내년에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파악됐다. 정양시설 부족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현실로 다가온 급격한 숙소부족은 퇴임원로는 물론 현직 전무출신의 사기와 처우문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추세대로라면 매년 퇴임정양시설을 한 동씩(50명 거주공간) 지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양기관숙소는 남녀7개 정양기관에 비어있는 숙소가 22개로 내년(원기104년)도 예상퇴임자 55명에 못 미친다. 당장 내년 퇴임원로를 수용할 정양시설이 없어 신축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정원 공익복지부의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30년(원기133년) 후에는 퇴임자가 1500명에 이르러 원기103년 현재보다 1000여 명을 수용할 정양시설이 더 필요하다. 문제는 매년 정양시설을 신축할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중앙총부 예산에 비해 퇴임정양비 지출이 많고,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게 공익복지부의 고민이다. 

원기102년 퇴임자 정양기관 결산을 보면 교단 재정의 심각성이 확연히 나타난다. 건축수리비를 포함해 복지금 지급 및 식비와 운영비, 인건비, 진료입원비 등 현재 중앙총부 1년 예산액과 비교해 봤을 때 약 23% 규모다. 반면 주수입이라고 할 수 있는 후생회비는 출가자 감소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양시설 운영의 비용과 관리인력 등을 생각할 때 장단기 대책은 물론 정양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요청된다. 

원기103년 2월4일 기준 후생사업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집무자 1437명(휴양 및 휴무 제외), 퇴임자 493명으로 퇴임자가 24%를 차지하는 등 교단은 이미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비율에서도 집무자 대 퇴임자가 2.9:1로 3명의 집무자가 1명의 퇴임원로의 후생을 맡고 있다.

30년 후에는 집무자 1232명 대 퇴임자 1501명으로 예측, 0.8:1의 비율로 집무자 1명이 퇴임자 1명의 후생을 책임지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교단은 전무출신 정양에 대한 정책으로 10여 년 전부터 매년 5% 후생회비 인상과 병행해 전무출신 국민연금 의무가입의 정책을 실현하기도 했다.

또한 사가정양 정책과 지역유휴시설 활용도 실행됐으며, 중앙여자원로수도원 등 정양시설 건축으로 퇴임원로들의 생활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 추세로라면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향후 전무출신 정양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난관에 부딪힌다. 

퇴임원로들에게 지급되는 턱없이 부족한 정양비도 문제지만, 정양시설 확보 역시 만만치 않은 문제여서, 교정원의 퇴임전무출신 정양대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13일 열린 교정원 중요정책협의회는 정양형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공익복지부는 퇴임원로 숙소 및 생활시설 해결문제와 정양기관신축에 따른 부담논의, 정양기관운영의 현 상황 이해, 장·단기 정양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단기 대책으로 ▷남자원로원과 여자수도원 1동씩 새로 신축하되 재원확보를 위해 모금운동 필요 ▷사가정양 적극 권장, 사가 정양비 신설 및 확대 지원(현 사가 정양 23명에서 200명으로 확대) ▷임대정양시설 활용(임차료만 지불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장기 대책은 ▷정남정녀위주의 수도원 운영 ▷현직 근무자 보상방안 연구 필요 ▷국민연금 상향이 주요쟁점 사항이었다. 

협의는 주로 정양시설 신축에 따른 문제를 거론했다. 신축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전개의 필요와 관리운영 인력보강, 부지선정, 공익복지부에서 제시한 임대정양시설의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 비용마련에 있어서도 세계교화결복재단으로 수입됐던 열반인 부의금 수입 일부를 후생사업회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임대정양시설의 경우 식당 운영 없이 자가 취사를 해야 한다면 그것이 정양대책의 대안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장기적인 정양대책 수립도 요구되지만 발등의 불을 먼저 꺼야 할 형국이어서 교단적 공감과 합의를 어느 정도 이끌어 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2018년 2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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