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도 알까말까인데, 플랫폼은 또 웬말? 말하자면, 역에서 기차 타고 내리는 곳이 플랫폼이면 콘텐츠는 기차를 타는 승객이다. 온라인으로 옮겨보면 이렇다. '우리집 강아지'라는 콘텐츠가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다만 기차는 목적지가 있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가상의 공간으로 보낸다. 

돋보기 들이대면 너무 복잡한 세계지만, 요컨대 플랫폼은 큰 비용 없이도 내 콘텐츠를 누구에게나 보일 수 있는 수단이다. 엄밀히 말하면 네이버도 카카오톡도 플랫폼인데, 여기서는 엄밀하지 말자. SNS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건 또 웬말!)에 대해 얘기할 거니까.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것이 SNS 플랫폼이고, 이들을 활용한 교화가 진작에 화두다. 관련 부서들이 이것저것 도전하는 가운데 이런 아우성이 들린다. '콘텐츠가 없어서 어떡하지?' 사실 이 질문,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법문이나 일화야 우리말로 써있기에 갖다 붙이기만 해도 되며, 이야깃거리 풍부한 대종사 및 역대 선진들은 심지어 사진도 많고 고증도 확실하다. <원불교신문>은 물론, 원광대학교·병원, 봉공회, 대안학교, 김혜심·박청수 교무, WBS원음방송 등, 그리고 외부의 전문가들은 '원불교 성지'를 최고의 콘텐츠라며, 왜 활용하지 않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도 유행지난 콘텐츠 타령인가. 세상은 이미 플랫폼 싸움 중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할 것은 홍보 컨셉을 정하고 플랫폼을 정한 뒤 그에 맞춰 가공해 내보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행따라 플랫폼을 결정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원불교신문> 기사같은 뉴스나 캠페인은 페이스북, 비주얼 상업광고는 인스타그램, 의견·전문지식은 블로그가 어울리니, 먼저 우리가 기차에 태울 콘텐츠의 성격이 명확할 때 적합한  플랫폼은 절로 드러난다.

원불교의 어떤 점을 홍보할 것인가? 그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내보낼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플랫폼이 적합한가? 순으로 진행해야 목적에 맞는 SNS홍보가 된다. '일단 계정만 파면 콘텐츠가 모이고 홍보도 되겠지' 같은 생각들은 늦어도 너무 늦은 발상이다.

또 하나, SNS홍보는 아주 전문적인 영역으로, 이를 블로그 좀 한다는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뭘 돈까지 들이고 그래. 열심히만 하면 되지'는  곤란하다. SNS는 한번 잘 잡은 컨셉위에 누적돼야 힘을 얻기 때문이다. 

내게 의견을 물어오면, '먼저 SNS에서 원불교를 검색해보라'고 말한다. 19일 기준 네이버와 다음 첫 SNS엔 익산시블로그의 '한국의 예루살렘 원불교 익산 성지 순례기'가 먼저 나온다. 그 다음은 한 블로거가 쓴 '원불교 익산성지' 여행기다. 이 글들이 바로 세상이 '원불교'를 알게 되는 방식이다. 이 순간도 바뀌고 있다. 

[2018년 2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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